야구
[마이데일리 = 김세호 기자] 누구도 세월을 빗겨갈 순 없다. 프로야구에서도 겨울이 되면 노장들은 자의든 타의든 은퇴를 고민하게 된다. 대부분은 현역 연장을 희망하지만 자신이 속한 팀 상황에 따라 선택지는 각자 다르다.
올 겨울 은퇴 여부에 가장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는 선수는 박찬호(39·한화 이글스)다. 한국 무대에서 선수 생활을 마감하길 바랐던 박찬호는 올해 한화 유니폼을 입으면서 1시즌만을 염두에 뒀다. 불혹의 나이에도 자신의 몫을 훌륭히 해낸 그였지만 시즌 후반에는 팔꿈치와 허리 통증 등으로 부침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마운드에 서 있는 박찬호의 모습을 원하고 있다. 한화에게 박찬호는 반드시 필요한 존재다. 팀내 투수진의 핵심 전력이자 선수들의 멘토로서 큰 비중을 차지할 뿐 아니라 마케팅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그를 존경하고 따르는 후배 선수들도 박찬호와 계속 함께 뛰기를 바라고 있다.
구단 경영 수업 등 올시즌 이후 계획까지 세웠던 박찬호였지만 한국에서 값진 경험을 하면서 현역 연장에 대한 욕심이 생겼다. 한화가 박찬호를 보류명단에 포함시키면서 모든 선택은 박찬호에게 달렸지만 아직 그는 고민을 거듭하며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박찬호와는 다른 상황에서 반대의 고민을 하게되는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곳은 SK 와이번스다. 박경완(40)과 박재홍(39) 두 선수가 선택의 기로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때 'SK 전력의 반'으로 불리기까지 했던 박경완은 구단에서 보류선수에 포함시켰지만 정작 다음 시즌 출전 보장은 없다. 박경완은 벤치가 아닌 그라운드를 원한다. 오히려 구단에서 자유롭게 풀어준다면 그를 원하는 팀에서 준주전급 이상으로 뛸 가능성도 높다. 하지만 SK 투수들의 장단점을 누구보다 잘 파악하고 있는 박경완은 자칫 부메랑이 될 수 있어 구단도 그를 내보내기가 껄끄럽다. 아직 최종 결정을 하지 못한 박경완은 다음달 1일 입국하는 이만수 감독과 만나 자신의 거취를 논의할 예정이다.
박재홍은 이와는 또 다른 경우다. 국내 프로야구에서 유일하게 30홈런-30도루를 세 차례나 달성한 박재홍은 구단의 은퇴 제안을 거절하고 현역 연장의 길을 택했다. 결국 구단이 보류선수에서 제외시키면서 그는 SK를 제외한 구단과 자유롭게 계약을 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프로야구선수협회 회장이라는 직함이 발목을 잡고 있어 계약이 쉽지만은 않다.
서로 다른 상황에서 각자의 고민을 하고 있는 노장들은 올 겨울 과연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박찬호(위), 박경완(왼쪽)-박재홍(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김세호 기자 fam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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