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뜨거운 안녕이다. '코리안특급' 박찬호는 이제 더이상 선수가 아니다.
박찬호(39)는 29일 전격 은퇴를 선언했다. 1994년 LA 다저스에 입단해 한국인 최초 메이저리거로 발돋움한 박찬호는 1997년 14승, 1998년 15승, 1999년 13승, 2000년 18승, 2001년 15승을 거두며 승승장구했다.
FA를 선언하고 텍사스 레인저스로 이적해 '대박'을 터뜨렸지만 고질적인 부상들이 그를 괴롭히면서 그의 전성기도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그러나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뉴욕 메츠 등을 거친 뒤 다저스에 복귀해 불펜투수로 재기의 발판을 마련한 그는 필라델피아 필리스, 뉴욕 양키스 등에서 불펜 요원으로 활약한 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에서 메이저리거로서 마지막을 보냈다.
이후 일본프로야구 오릭스 버팔로스에서 1년을 뛴 그는 올해 한화 이글스 유니폼을 입고 마침내 국내 팬들에게 '코리안특급'의 모습을 보였다.
박찬호는 상징적인 선수였다. 한국인 최초 메이저리거라는 타이틀답게 국내에 '메이저리그 열풍'을 일으킨 선수였다. 그의 선발 등판 경기는 공중파 채널을 통해 생중계됐으며 많은 야구 팬들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박찬호의 경기를 숨죽여 지켜봤다.
박찬호의 활약으로 LA 다저스는 '국민팀'이 됐다. 그와 함께 뛴 마이크 피아자, 에릭 캐로스, 라울 몬데시, 개리 셰필드, 숀 그린, 케빈 브라운, 제프 쇼, 채드 크루터, 노모 히데오 등 여러 선수들이 화제가 됐다.
박찬호의 성공과 더불어 메이저리그를 노크하는 선수들도 늘어났다. 서재응, 김병현, 봉중근, 김선우, 조진호, 송승준, 추신수 등 많은 선수들이 메이저리그라는 큰 무대에 도전할 수 있었던 건 박찬호의 성공 없이는 불가능했다.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박찬호를 통해 한국 출신 유망주들에게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박찬호의 은퇴는 벌써부터 진한 아쉬움이 밀려 온다. 한국 야구, 아니 한국 스포츠를 통틀어 아주 특별했던 선수였던 것이 분명하다.
우연인지는 알 수 없다. 마침 그의 공백을 메울 적임자가 떠오르고 있다. 바로 류현진이다. 류현진은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 진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 공교롭게도 지금 류현진이 협상을 벌이고 있는 팀은 LA 다저스다.
박찬호가 한국인 최초 메이저리거로 발돋움하며 '선구자' 역할을 해낸 것처럼 류현진도 다저스 입단을 마무리지으면 한국프로야구 출신이 최초로 메이저리그에 직행하는 '개척자'가 된다.
박찬호와 류현진은 올해 한화에서 짧은 만남을 가졌다. 그리고 1년이 지난 지금, 메이저리그 통산 124승을 거둔 박찬호는 은퇴를 선언했고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데뷔를 앞두고 있다. 운명의 바통터치가 아닐 수 없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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