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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고양 김진성 기자] 들었던 그대로 물건이었다.
30일 고양체육관. 프로-아마농구 최강전 3일째 1라운드가 진행됐다. 첫번째 매치업은 KT와 고려대. 고려대 이승현-이종현 트윈타워에 초점이 맞춰졌다. 이승현과 이종현은 고려대 역사상 최강 트윈타워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잠재력이 충분하고 기본기량이 좋다. 두 청소년대표 출신 빅맨들은 소문대로 좋은 활약을 선보이며 KT 형님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이종현이 14점 7리바운드 5블록슛, 이승현이 10점 10리바운드 5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하지만, 고려대는 KT에 패배하며 짐을 쌌다.
이승현은 현재 고려대 2학년이다. 신장은 198cm에 체중은 105kg이다. 빅맨치고 신장은 작지만, 힘이 장사다. 꼭 과거 현주엽을 보는 것처럼 힘 있는 골밑 플레이가 강점이고, 백보드 장악능력에 중거리슛 능력을 장착하고 있다. 용산고 시절부터 동급 최강 기량을 보여줬다. 지난해 대학리그 신인상을 받았다. 1학년때부터 줄곧 고려대의 골밑을 맡고 있다.
이종현은 이미 농구 팬들에게 잘 알려져 있다. 경복고 졸업 예정자로서 올 여름 성인대표팀에 뽑혀 아시아선수권대회에 다녀오며 유명세를 탔다. 206cm의 107kg이라는 촉복받은 유전자다. 이종현의 활약 덕분에 경복고는 지난해와 올해 전국 주요 고교대회를 사실상 쓸어담았다. 그를 두고 고려대, 연세대 등 사학 명문들이 서로 스카우트를 하려고 혈안이 됐는데, 결국 고려대가 승자가 됐다.
이종현의 가세로 고려대 골밑은 김종규가 버티는 경희대를 위협하고 있다. 스피드는 다소 느리지만, 힘 있는 골밑플레이와 리바운드, 블록슛 능력을 고루 보유하고 있다. 키가 크지만 손목 스넵이 부드러워 중거리 슈팅 능력도 괜찮은 편이다. 윙스팬이 길기 때문에 1대1 수비도 좋다. 이종현은 이날 서장훈, 송영진 등이 부상으로 빠진 KT골밑을 사실상 장악했다. 또 이종현이 로 포스트에 자리를 잡게 되면서 이승현이 하이 포스트로 빠져나와 고공 하이-로 게임이 가능하게 됐다.
이날 KT와의 프로-아마 최강전 1회전은 이종현이 합류한 뒤 고려대의 첫 공식경기였다. 이승현과 이종현은 나란히 선발 출전했다. 경기 전 만난 이승현은 “같이 운동을 한지 4주가 됐다. 원래 청소년 대표를 같이 하면서 종현이와 호흡을 맞춰봤다. 하이 포스트에서 하는 플레이도 괜찮다. 서로 자리를 움직여가면서 잘 맞춰가겠다”라고 했다.
둘의 개인기량은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이승현은 하이 포스트 부근에서 정확한 중거리슛을 집어 넣었고, 이종현은 골밑 수비와 리바운드에 신경을 썼다. 이종현은 1쿼터 종료 2분 11초를 남기고 패스를 이어받아 골밑 득점과 자유투를 얻어 3점 플레이를 만들었고, 김현민의 레이업슛을 블록슛으로 저지하기도 했다. 이종현은 경기 내내 화끈한 블록슛을 선보였다. 시원한 덩크슛도 두 차례 선보였다. 수비에서도 이승현과 이종현이 골밑 양 모서리를 맡자 KT는 쉽게 골밑에 공을 투입하기가 어려웠다.
다만 이날 고려대는 후반 들어 무차별 실책에 이어 리바운드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하며 승부의 흐름을 KT로 넘겨줬다. 이승현과 이종현은 개인기량에서의 잠재력은 충분했지만, KT가 수비를 적절히 변형하고 스몰라인업으로 나오자 빠르게 대처하지 못했다. 후반 들어 김현민을 완벽하게 막지는 못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두 사람의 호흡이 100%가 아니고. KT가 이날 유독 3점슛이 잘 들어간 탓도 있었기에 단 1경기로 평가를 하기는 이르다.
고려대 이민형 감독은 이종현과 이승현을 스코어와 관계없이 경기 내내 꾸준히 함께 기용했다. 고려대도 어차피 이종현, 최성모, 강상재 등 신입생들을 받으면서 내달 농구대잔치와 내년 대학리그를 준비해야 하는 상황. 이날 KT의 후반 변화무쌍한 수비변화와 노련한 경기운영에 당하고 말았지만, 어린 선수들이 큰 경험을 했다는 점에서 소득이 없지 않았다. 이승현과 이종현도 팀 패배를 막지는 못했지만, 잠재력을 충분히 증명하면서 이번 대회를 마쳤다.
[이종현(왼쪽)과 이승현(오른쪽).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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