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올 것이 왔다. 9구단 체제의 변수다.
KBO가 고심 끝에 2013시즌 일정을 내놓았다. NC가 1군에 진입하면서 전체 경기는 533경기서 576경기로 늘어났다. 대신 팀당 경기수는 133경기서 128경기로 줄어들었다. 9구단 체제 속에서 필연적으로 1팀이 쉴 수밖에 없기 때문에 전체 일정은 늘어나는 대신 쉬는 일정은 더 많이 생겼다. KBO는 가급적 각 팀의 이동거리를 최소화하는 동시에 휴식일도 균등하게 배분하려고 했지만, 어차피 완벽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 차례대로 쉬긴 쉬는데… 그 다음이 문제
내년 시즌 일정을 살펴보면 일단 3월 30일~31일 개막 2연전서 신생팀 NC가 가장 먼저 쉰다. 이후 삼성-SK-롯데-KIA-두산-LG-한화-넥센 순으로 시리즈 휴식을 한다. 2011시즌 순위를 근거로 내년 시즌 일정이 정해졌기 때문이다. 이후 순서만 달라질뿐, 9팀이 각각 차례로 휴식을 갖는다. 가령 어느 한 팀이 한 차례 휴식을 하기 전에 다른 한 팀이 한 차례 더 쉬는 일정은 없다. 불규칙성 속에서 일관성을 유지한 것이다.
3연전을 쉬고 나서가 변수다. 예를 들어 주말 3연전서 휴식을 한 팀은 다음 주중 3연전까지 4일을 쉰다. 심지어 올스타 브레이크 앞, 뒤로 경기가 없는 KIA와 LG는 무려 8일간 휴식을 한다. 두 팀의 8일 휴식 이후 만날 상대는 공교롭게도 모두 롯데다. 롯데는 직전 시리즈서 휴식을 한 상대와 무려 12차례 맞붙는다.
일정을 짜다 보니 그렇게 된 것인데, 롯데의 경우 긴 이동거리를 감안 하다보니 휴식을 한 팀과의 매치업을 신경 쓸 여력이 없었다. 또 물리적으로 그건 어쩔 수 없는 9구단 체제의 함정이라고 보면 된다. 일반적으론 직전 시리즈서 휴식을 한 팀이 1~3선발을 다음 시리즈에 낼 수 있어서 유리하다는 예상이다. 마운드가 튼튼한 팀이 더욱 유리해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그런데 야구라는 게 꼭 푹 쉬면서 투수를 아낀 팀이 계속 경기를 하고 있는 팀과 맞붙어서 유리하다는 보장은 없다. 정규시즌은 단기전이 아니기 때문에 어느 팀이든 흐름의 사이클이 있다.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는 팀의 경우 휴식을 취했던 팀과 만난다고 해서 흐름이 갑작스럽게 꺾일 것인지는 내년 시즌 뚜껑을 열어봐야 알 일이다. 물론 흐름이 좋지 않았던 팀이 시리즈 휴식을 치른 뒤 반전을 할 수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런 것들이 일종의 9구단 체제 속의 함정이다.
▲ 불가피한 2연전, 극심한 체력소모 우려
기존 8구단 체제에서는 기본적으로 홈 3연전-원정 3연전 혹은 홈 6연전-원정 6연전으로 진행됐다. 이동거리가 긴 롯데가 종종 수도권 원정 9연전 일정이 있었다. 하지만, 롯데는 내년 원정 9연전이 없다. NC를 제외한 모든 팀은 3연전 시리즈 세 차례 연속 홈경기를 하지 않는 경우는 있지만, 그럴 경우 한 차례씩 휴식일이 포함돼 있다. NC는 7월 9일부터 17일까지 원정 9연전을 딱 한 차례 갖는다. 애당초 9구단 체제 속에서 이동거리를 감안할 경우 원정 9연전을 치르는 팀이 속출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KBO가 일정 변수를 최소화하려고 애를 쓴 흔적이 보인다.
2연전 체제는 불가피한 선택이다. 내년 팀당 128경기-전체 576경기 체제 속에서는 3-3-3-3-2-2연전으로 진행된다. 올스타브레이크가 끝난 뒤 8월 6일부터 9월 15일까지 서로 홈, 원정 2연전을 갖는다. 기존 3연전 체제에선 매주 일요일, 목요일 두 차례 이동을 해야 했지만, 이젠 이동을 일요일, 수요일, 금요일 세 차례나 해야 한다. 더구나 시기가 한 여름이다. 홈 경기 없이 원정 2연전만 차례로 세 차례 치르는 일정도 있다. 극심한 체력 소진이 우려된다. 선수층이 얇은 팀은 순위 싸움에서 밀려날 공산이 크다.
▲ WBC 이후 숨돌릴 틈 없다, 시즌 준비에도 영향
내년 3월 2일부터 20일까지 월드베이스볼 클래식이 열린다. 그런데 시즌 개막일은 3월 30일이다. 만약 한국이 최종 4강에 들어 미국으로 날아갈 경우 귀국 후 곧바로 열흘도 쉬지 못하고 시즌에 들어가야 하는 빡빡한 상황이 연출된다.
전체 경기 수가 늘어났기 때문에 개막일이 빨라지고 시즌 종료 일이 늦어지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시행 첫해에 WBC 변수까지 겹쳤다. 2월에 합동훈련을 시작하는 대표팀 멤버들은 사실상 팀내 다른 선수들과는 전혀 호흡을 맞추지 못하고 정규시즌에 들어가는 셈이다. 시범경기 참가도 어렵게 됐다.
10구단이 생기더라도 시즌의 기간은 9구단 체제와 같다. 때문에 이제 프로야구 3월 개막이 불가피해졌다. 시범경기 일정도 앞당겨지고, 스프링캠프 일정 및 선수들의 몸 만들기 속도도 그만큼 빨라져야 한다. 그만큼 선수들에겐 시즌 중 휴식은 늘어났고, 시즌 후 휴식은 줄어들었다. 이러한 일정 변수가 최소화되려면 10구단 체제가 들어서는 것만이 정답이다.
[잠실구장(위, 아래), 목동구장(가운데).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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