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고양 김진성 기자] 형만한 아우는 없었다.
2012 KB국민카드 프로-아마농구 최강전서 대학팀들이 중앙대를 제외하고 모두 1회전 탈락의 쓴잔을 맛봤다. 1일 성균관대가 오리온스에 패배하면서 이제 대학의 희망은 중앙대만 남게 됐다. KBL은 이번 대회를 기획하면서 1회전서 모두 프로팀과 대학팀의 매치업을 준비했는데, 결과적으로 KGC를 잡아낸 중앙대를 제외하곤 모두 프로의 벽을 넘는 데 실패했다.
현재 대학 1부리그엔 총 12팀이 있다. 대학농구연맹은 이번 대회에 올 시즌 대학리그 상위 7팀을 출전시켰다. 대학리그 2연패에 빛나는 경희대를 비롯해 전통의 강호 중앙대, 고려대, 연세대는 물론 대학리그 다크호스 동국대, 성균관대 등이 참가하게 됐다. 나름대로 수준을 맞추기 위해 애를 섰으나 정규시즌 중인 프로와 마찬가지로 4학년들을 프로에 보낸 상태라 전력이 급감한 상태였다.
프로와 대학이 맞붙은 1회전서 나타난 건 결국 힘과 세기의 차이다. 대학 감독들은 입을 모아 “대학 선수들이 웨이트가 많이 부족하다. 프로 형님들과 힘에서 차이가 나기 때문에 1대1 매치업에서 밀리고 경기 막판엔 체력이 달린다. 경기 초반에 잘해놓고도 막판에 긴장을 해서 무너지더라”고 했다. 어쩔 수 없는 프로와 대학의 구력 차이다.
이번 대회 농구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대학 팀들이 선전을 해야 대회가 흥행한다”다. 실제 축구 FA컵만 봐도 프로 2부 혹은 아마추어 팀들의 선전이 항상 팬들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현재 국내 대학 팀들은 일종의 딜레마에 빠져있다. 최선을 다하고 싶어도 대학리그가 끝난 뒤 대회가 치러지지 않는 이상 100% 전력으로 나설 수 없다. 신인드래프트가 시즌 전 개최로 바뀌면서 4학년들 없이 졸업예정자들을 받은 상황에서 맞춰가는 수밖에 없다.
일각에선 대회 시기를 9월 혹은 여름으로 당기자는 말을 한다. 하지만, 이는 의견수렴 및 연구가 필요한 부분이다. 중계방송과 프로팀들의 시즌 준비, 국제대회 등을 고려해야 한다. 대학리그 일정 조정도 학사문제가 걸려 있어 쉬운 일은 아니다. 대학 팀들도 MBC배, 종별선수권 등 대학리그 외의 대회도 있다.
결국 이 대회가 흥행을 하고 한국 농구 발전에 기여하려면 대학 팀들이 프로 팀과의 격차를 좁히기 위해 부단히 노력을 해나가는 수밖에 없다. 자꾸 프로 팀들과 경기를 가져보면서 느끼는 게 있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대회를 프로농구 시즌 중간에 조금씩 치르고 조별리그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는 KT 전창진 감독의 아이디어를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이럴 경우 체육관 대관 문제가 있지만, 프로경기가 열리지 않는 곳을 미리 섭외하면 된다. 프로팀도 대회가 장기간 분산 개최 되면 체력 부하를 줄일 수 있다. 대학 팀들도 어차피 프로 정규시즌 때는 동계훈련을 한다. 훈련 도중 프로 팀과 조별리그 경기를 한다면 체력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경기 감각도 끌어올릴 수 있다. 어쨌든 대학 팀들은 최대한 프로와 경기를 많이 해봐야 수준이 올라간다.
중앙대가 1회전서 선전했고, 16강전서 프로 최약체 KCC와 만나 8강 진출 가능성이 높지만, 중앙대 역시 4학년들이 모두 졸업한 상태라 근본적인 전력은 좋다고 볼 수 없다. 대학 팀들은 모두 경기 끝까지 최선을 다하며 팬들의 박수를 받았지만, 언제까지나 패기가 좋았다는 말만 들어선 안 된다.
지금 이 대회의 시스템으로는 프로와 상무의 경연장이 될 가능성이 크다. 흥행도, 농구발전에도 큰 도움이 안 된다. 대학팀들이 이번 대회를 통해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좀 더 수준을 향상할 수 있고 프로와 공생할 수 있는 방안을 생각해봐야 한다. KBL과 대학농구연맹이 머리를 맞대야 하는 이유다. 대학이 살아야, 프로도 산다.
[돌파를 시도하는 성균관대 송병준.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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