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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배우 박하선은 한 때 단아함의 상징 같은 배우였다. MBC 드라마 '동이'에서 따듯한 성품을 지닌 인현왕후 역을 제 옷을 입은 듯 소화했으며 여기에 참한 외모까지 더해져 '단아인현'이라는 애칭을 얻었다.
이후 MBC 시트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에서 어리바리한 허당 캐릭터로 등장해 자신의 이미지를 180도 바꿔놨다. 그는 능청스러운 코믹캐릭터로 분하며 단아인현도 사람들에게 웃음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박하선이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 이후 선택한 영화 '음치클리닉'(감독 김진영) 역시 코믹한 박하선의 모습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이번 영화에서 박하선은 모태 음치녀 동주 역을 맡았다.
박하선은 "영화를 보고 주변에서 고생을 많이 했다고 한다. 얼떨떨했다. '고생한 게 없는데 왜 고생했다고 하는 거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별로 한 게 없다. 피아노, 난타, 보컬 트레이닝 2달 정도 배운 게 다다. 외부적인 건 연습을 했어도 나머지는 준비할 게 그렇게 많지 않았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많이 보여주면 됐다. 술 먹는 것도 취하면 됐고"라고 말했다.
말은 겸손하게 했지만, 영화 속 박하선은 상당히 망가지는 편이다. 그것도 갖가지 모습으로 망가진다. 극 중 술에 취한신을 찍을 때 실제 소주 한 병을 마신 뒤 연기했을 정도로 리얼리티를 살렸다. 여배우가 이렇게 망가져도 되나 싶을 정도다. 하지만 그럼에도 사랑스럽다는 게 박하선의 매력 중 하나다.
그는 "술 먹는 자리가 많았다. 감독님이 술을 좋아하셨다. 우리의 목표는 현장에 나가서 빨리 끝내고 회식하는 거였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평소 같으면 회식이 잦아도 살이 찌니까 잘 안 가기도 했는데 우리 영화는 살이 쪄도 괜찮았다. 그렇게 예쁘게 안 나와도 됐고 예쁠 때만 예쁘면 됐다. 그래서 술도 먹고"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망가져도 예쁘다는 소리에는 "난 되게 못생기게 봤다"며 "표정도 그렇고 살도 좀 쪄 있었고"라고 손사래를 쳤다.
그는 "(음치연기의) 강도조절 같은 건 좀 애매했다. 그런 건 감독님이 봐줬다. 감독님이 '저번에 이만큼 했으니까 이번엔 이만큼 해'라고 지도해줬다"며 "내가 여러 가지 안을 보여드렸다. 음이탈이 나고, 음을 못 잡는 것도 있고, 박자를 놓치는 것도 있고. 그런 걸 다 보여드렸다. 그 중에 선택을 하셨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가 소리 애드리브, 표정 애드리브 그런 걸 잘 하긴 하나보다. 리액션이 남들보다 크고 소리 같은 것도 다양한 소리가 난다. 목소리가 중저음이어도 조절을 다 할 수 있다. 중저음이라 소리를 올리면 음이탈이 많이 나 음치 연기를 하는 건 어렵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박하선은 영화를 보고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과 비교하는 것에 대한 속상한 속마음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는 "어쩔 수가 없다. 비슷한 코드가 있다. 분명 다른 모습이 있어서 그것에 꽂혀 했는데 그런 모습들이 많이 편집됐다"며 "털털하고 내추럴한 모습이 너무 좋아서 하게 됐다. 속상한 면이 없지 않아 있다. 그걸('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 생각하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분명 다른 모습이 있으니까 그런 모습을 많이 봐주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또 "그리고 이제 끝을 보여준 것 같다. (코믹을) 그만하고 다른 걸 할 것"이라며 장난기 어린 진심반 농담반의 말을 남겼다.
'음치클리닉'은 음치, 박치, 몸치들의 집합소인 'Dr.목 음치클리닉'의 스타 강사 신홍 앞에 모태 음치녀 동주가 나타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박하선이 동주 역을 맡았으며 윤상현이 신홍 역으로 출연해 데뷔 7년 만에 스크린에 첫 데뷔했다.
[배우 박하선. 사진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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