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KBO 12월 이사회가 열릴 수 있을까.
KBO는 매월 둘째주 화요일에 정례 이사회를 연다. 12월엔 11일이 이사회 개최 날짜인데 개최 여부는 불투명하다. 12월 11일은 KBO 창립기념일로 골든글러브 시상식을 개최해왔고 올해도 마찬가지다. 또 KBO는 관례적으로 비시즌엔 간담회 형식의 이사회를 여는 경우가 많았다. 11월에도 그랬다. 하지만, 12월 이사회에선 10구단 창단에 대한 논의가 반드시 필요하다.
돌아가는 상황이 심상치 않다. KT와 수원시가 10구단 창단에 의욕을 보인 가운데 선수협의회가 올해 안에 KBO가 10구단 창단 승인을 하지 않을 경우 골든글러브 행사를 포함해 향후 KBO 관련 모든 행사에 보이콧을 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심지어 선수협의회는 2일 희망더하기 자선야구대회 현장에서 내년 정규시즌 보이콧 가능성도 언급했다. 10구단 창단이 그야말로 산 넘어 산이다.
▲ 딜레마에 빠진 12월 KBO 이사회
현실적으로 11일은 골든글러브 시상식이라 대표이사들이 한 자리에 모일 시간적 여유가 없다. 골든글러브 파행 가능성은 상당히 커진 상황. 사실 그것보다 더 큰 문제는 일부 구단들이 10구단 창단에 부정적인 인식을 드러내고 있다는 점이다. 이사회가 11일에 열리지 못한다 해도 일단 이달 내로 열려서 10구단 안건을 논의하는 게 중요하다.
설령 이번 달 내에 임시 이사회 명목으로 이사회가 개최된다고 하더라도 10구단 승인 안건은 이사들에겐 매우 민감하다. 아예 상정조차 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럴 경우 현실적으론 연내 10구단 창단 승인은 물 건너간다. 선수협의회도 곧 총회를 개최해 입장 및 의견을 조율할 것으로 알려졌는데, 2일 보여준 자세로는 초강경 대응이 유력하다. 12월 내로 이사회가 열려도, 열리지 못하더라도 골치가 아프다. 딜레마다.
▲ 구단 사장들 설득 큰 의미 없다, 오너들 생각 바꿔야 한다
이 문제를 풀기 위해선 구단들이 책임있는 자세를 보여줘야 한다. 더 이상 묵묵부답해선 안 된다. 이달 내로 이사회를 열어서 10구단에 대해 논의를 하고 승인 절차를 밟아야 한다. 10구단 창단의 당위성은 두 말하면 입 아프다. 그런데 일부 구단들 반대의 속을 들여다보면 대표이사들의 생각이라기보다 모기업 고위층, 즉 오너들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게 정설이다.
구단들의 대표이사가 이사회에 참가하지만, 구단 예산 및 안건 승인 등에 필요한 자금은 모기업에서 나온다. 힘 없는 야구단 사장들이 야구단의 얼굴이라 이사회에서 표결을 행사하지만, 그들도 결국 모기업 오너들의 지시를 받는 입장이다. 오너들의 생각이 바뀌지 않으면 10구단 창단은 요원하다. 돈 한푼 못 버는 한국 프로야구단들의 슬픈 현실이다.
10구단 반대 입장이 분명한 구단들은 내부에서 설득을 거쳐 10구단 승인으로 이어져야 한다. 그리고 그 결과와 과정을 야구계에 보여줘야 한다. 모기업 오너들과 구단 사장들이 생각을 바꾸고 이사회 테이블에 나와야 한다. 선수협의회도 골든글러브, WBC 불참에 대한 부담감은 분명히 있다. 구단들이 생각을 바꿀 경우 선수협의회가 유연한 자세로 나올 여지는 얼마든지 있다.
▲ KBO도 중재력 발휘해야 한다
KBO도 난감하다. 이사회 개최를 위해 강제로 대표이사들을 소집할 권한은 없다. 이사회를 개최한다고 해도 강제로 10구단 승인 통과를 요구할 권한 역시 없다. 하지만, 최대한 중재력을 발휘할 수는 있다. KBO 구본능 총재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구단 사장들과 접촉해서 오너들 설득을 유도해야 한다. 그런 다음 임시이사회라도 연내에 열리게 해야 한다. 선수협의회와도 접촉을 해서 골든글러브 파행 가능성을 막아야 한다.
연내 10구단 창단 승인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야구계의 중론이다. 그러나 이번 달에 이사회가 열려서 사전 설득 작업이 이뤄진 뒤 늦어도 내년 WBC 개막 직전에는 10구단 승인이 통과돼야 한다. 그래야 선수협의회의 WBC, 내년 시즌 보이콧이란 최악의 파행을 막을 수 있다. 또 그렇게 해야 내년 봄 10구단 사업자 선정을 시작으로 선수단 구성에 들어간 뒤 10구단이 2014시즌 2군에 진입할 수 있다.
시간이 많지 않다. KBO가 구단들을, 구단 고위층들이 모기업 오너들을 설득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프로야구 파행과 한국야구 신뢰성 약화는 불가피하다.
[잠실야구장(위), KBO(가운데, 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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