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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최두선 기자] 채시라는 두 아이의 엄마다. 12살 딸과 6살 아들을 키우고 있는 그녀는 카메라가 없으면 우리네 어머니와 다르지 않다. 배우 채시라는 연기할 때는 팬들의 소유였지만 쉴 때는 가정이 우선이었다.
"저는 가정이 있고, 아이가 있으니까 육아에 비중을 두고 연기 활동을 해왔어요. 공백기에는 아이에 집중하려고 하죠. '다섯손가락' 연기할 때도 지훈이와 창욱이를 보면서 우리 아들이 나중에 저렇게 멋있게 컸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문득 채시라의 자녀가 대를 이어 연기자가 된다면 어떨까? 라는 의문이 들었다. 어쩌면 그 누구보다 유리한 조건이 아닐까?
"권유하고 싶지는 않아요. 아이는 부모가 가장 잘 알죠. 만약에 연기자로서 정말 뛰어난 재능이 있다면 밀어줄 수는 있겠지만 그렇지 않고는 시키고 싶은 생각이 없어요. 다른 것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에요. 세상에는 정말 많은 일들이 있고, 이것이 너의 길이다 라고 기회를 주는 것도 부모의 당연한 의무겠죠."
인터뷰 중 채시라는 딸의 무용 발표회를 가야한다며 활짝 웃었다. 평범한 학부모, 배우 채시라의 가장 인간적인 모습이었다.
"전 아이들 학교에 자주 가요. 오늘같이 인터뷰 하고 꾸민 모습으로 가는 경우는 거의 없고, 수수한 모습으로 안경 하나 쓰고 입술만 바르고 가요. 다른 학부모들도 이제 저를 편안하게 대해줘요."
"남편(김태욱)은 예전에 가수를 했었기 때문에 프로듀서 마인드가 강해요. 나무보다는 숲을 보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저에게 항상 '너가 할 수 있는 것이 많다. 아이들에만 매달려 있지 말고 많은 것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격려해줘요. 시아버지, 시어머니께서도 '능력을 썩히지 말아라'고 응원해주세요. 너무 힘이 되요."
시대를 대표하는 여배우에서 40대 중년 여배우까지. 채시라는 연기와 함께 성숙해졌고, 시대의 변화에 발맞춰 스스로를 관리해왔다. 자신감과 경험이 있기에 나이드는 것에 대한 불안감은 없다.
"제가 워낙 긍정적인 편이라 나이든다는 것에 대한 스트레스는 없어요. 저는 비교적 작품 운이 좋았어요. 지금도 작품을 선택할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복이 많다고 생각해요. 솔직히 40대 결혼한 여배우가 드라마의 주연을 맡는 것은 예전 같으면 상상도 못할 일이죠. 예전에는 나이들고 결혼하면 끝이라는 인식이 강했잖아요. 이제는 본인이 자기관리를 어떻게 하는가에 따라서 충분히 주인공을 할 수 있는 시대가 열렸어요. 연륜이 묻어나는 배우의 얼굴은 젊고 예쁜 것을 초월한 아름다움이 있는 것 같아요. 저희들을 보면서 후배들도 꿈과 희망을 가질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채시라는 이제 선배가 아닌 후배들을 생각하고 연기자의 터를 닦아놓는 위치에 서 있다. 채시라에게 후배들에게 하고싶은 이야기는 무엇인지 물어봤다.
"늘 끊임없이 노력했으면 좋겠어요. 현장에서 자기 배역에 대해 연구하고 노력하고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채워야 해요. 표정이면 표정, 대사면 대사, 호흡이면 호흡 여러가지 노력을 기울이고 어려움을 극복하면 그것이 자신감으로 연결된다고 생각해요."
일이면 일, 육아면 육아 눈 코 뜰새 없이 바쁜 채시라의 다음 목적지는 어디일까.
"일단 작품에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6개월 정도는 쉬고 싶어요. 그래도 좋은 작품이 나타나면 언제든 할 수 있어요. 올해 '인수대비'를 했던 것은 10년 전 연기했던 인수대비를 다시 연기할 수 있다는 흥분이 있어서 의미가 있었고, '다섯손가락'은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부분이 있었죠."
[배우 채시라. 사진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최두선 기자 su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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