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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조인식 기자] 뉴욕 양키스 외야수 커티스 그랜더슨(31)의 유니폼과 번호(14번)는 선배 야구선수들과 아버지를 향한 마음이었다.
메이저리그 홍보대사(MLB ambassador)로 한국을 방문한 그랜더슨은 3일 서울 남영동에 위치한 주한미국대사관 공보과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그랜더슨은 메이저리그 홍보대사 활동과 메이저리그 생활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랜더슨은 평소 유니폼을 입을 때 니그로 리그 선수들처럼 스타킹을 높게 올려 신는 것으로 유명한데, 이는 니그로 리그에서 뛴 선수들에 대한 존경을 표하는 그랜더슨 자신만의 방법이다. 이에 대해 그랜더슨에게 묻자 그랜더슨은 "항상 지금처럼 유니폼을 입을 것이다"라고 말하며 자신의 생각을 강조했다.
그랜더슨은 "처음 야구를 시작하고 유니폼을 받았을 때, 재키 로빈슨이나 새철 페이지 처럼 입어야겠다고 생각했다. 팀원들이 합심해서 오늘은 다르게 입자고 하면 나도 팀의 일원으로서 그 방식을 따를 수 있다. 하지만 그런 일이 없다면 항상 지금처럼 유니폼을 입을 것이다. 이분들이 있었던 덕분에 메이저리그에 다양성이 생겼고, 나도 메이저리그에서 뛸 수 있게 됐다. 그래서 존경의 표현으로 이렇게 입는 것이다"라고 밝혔다.
스타킹이 선배들을 향한 존경심의 표현이라면, 유니폼에 새긴 14번은 아버지를 위한 마음이다. 그랜더슨의 14번은 자신의 아버지가 소프트볼을 했을 때 쓰던 번호다. 지금의 등번호를 선택하게 된 것도 아버지의 영향이라 할 수 있다.
그랜더슨은 "아버지가 14세 때 소프트볼을 시작하면서 그 번호를 쓰셨다. 나도 고등학교에 입학했을 때 이 번호를 썼다. 양키스로 옮기면서도 14번이 비어서 쓰게 됐다. 교직에 계셨던 아버지는 인종을 불문하고 많은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 방식을 가르쳐주셨다. 앞으로도 나이를 먹어가면서 아버지와 비슷한 사람으로 성장해 가기를 바란다"는 마음을 표현했다.
한편 지난 2004년에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디트로이트를 거친 그랜더슨은 2010년부터 양키스에서 뛰고 있다. 그랜더슨은 통산 1126경기에서 타율 .262, 1108안타 210홈런 114도루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와 올해에는 각각 41홈런-43홈런으로 2년 연속 40홈런을 돌파했으며, 지난해에는 119타점으로 타점왕에 오르기도 했다.
[커티스 그랜더슨.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gettyimagesKorea/멀티비츠]
조인식 기자 조인식 기자 ni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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