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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은지 기자] KBS 2TV 월화드라마 '학교 2013'이 방송 2회만에 월화극 꼴찌로 추락했다.
지난 3일 첫방송된 '학교 2013'(극본 이현주 고정원 연출 이민홍 이응복)은 시청률 8.0%를 기록, 월화극 2위로 산뜻하게 출발했다. 적수없이 승승장구 하고 있는 MBC '마의'를 제외하고 생각한다면 나쁜 성적은 아니었다.
하지만 방송 2회만에 SBS '드라마의 제왕'에 따라 잡히고 말았다. 시청률이 하락한 것은 아니다. 다만 시청률 상승폭이 '드라마의 제왕'보다 낮았을 뿐.
비록 월화극 꼴찌로 추락했지만, 아직 낙담하긴 이르다. '학교 2013'은 첫방송 이후부터 모두 알고 있지만, 숨겨둔 학교의 실체를 밝히며 시청자들의 폭풍 공감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학교 2013'은 학교폭력, 왕따, 교권추락 뿐만 아니라 학부모들의 지나친 학교 개입, 기간제 교사의 부당한 대우 등 현실 속 학교에 깔려있는 전반적인 문제를 건드리고 있다.
먼저 교권추락과 기간제 교사의 부당한 대우. '학교 2013'의 배경인 승리고에서 기간제 교사 5년차로 근무하고 있는 정인재(장나라)는 교권추락과 기간제 교사의 부당한 대우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급식실에서 약한 친구들을 괴롭히고 자리를 빼앗는 학생 오정호(곽정욱)를 훈계하던 정인재는 "선생도 아니면서"라는 치욕스러운 말을 듣게된다. '진짜 학생들이 이정도 일까'라는 의구심을 품게되는 대목이지만, 현실속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현재 기간제 교사로 고등학교에 근무하는 한 교사는 "학생들이 나의 출신 대학을 물으며 무시하기도 하고, 수업시간에 말을 잘 듣지 않는다"며 "너무 화가 나 '너희 담임 선생님께도 이러냐'고 혼낸적이 있지만, 그때 뿐이다"고 현실을 증언했다.
학교를 벗어나 사회적인 문제로까지 떠오르고 있는 왕따과 학교폭력은 뉴스를 통해서도 수차례 보도된바 있다. 학교폭력으로 자살을 한다는 뉴스는 흔하게 접할수 있는 일이 됐다.
학부모의 지나친 학교 개입은 교권추락과도 이어지는 문제다. "학원을 보내야 하니 보충수업을 빼달라"고 요구하는 학부모들이 한둘이 아니라는 증언도 들을 수 있었다.
여기에 억대 연봉 스타강사의 등장으로 지나친 사교육 열풍까지 거론했다. 특히 승리고의 김태희로 등장하는 송하경(박세영)은 스타강사 강세찬(최다니엘)의 수업을 듣기 위해 먼 거리까지 학원을 다니고 있다는 것을 언급했다.
이런 현실적인 문제를 드라마 속에서 재연하기란 쉬운일이 아니다. 하지만 '학교 2013'은 현실보다 더 현실적인, 숨겨진 학교의 모습까지 모두 공개하며 다큐멘터리에 가까운 드라마를 만들어 내고 있다.
학교의 현실적인 문제를 직면한다면 '학교 2013'을 외면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이런 점들이 월화극 꼴찌라고 낙담하기 이른 이유들이다.
[월화극 꼴찌로 추락한 '학교 2013'. 사진 = KBS 제공, '학교 2013' 방송화면 캡처]
이은지 기자 ghdpss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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