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고양 김진성 기자] 윤호영이 활짝 웃었다.
2011-2012시즌 원주 동부의 역대 최다 44승을 이끈 주역이자 정규시즌 MVP 윤호영. 그가 사상 처음으로 열린 프로-아마농구 최강전 준결승전서 군인 신분으로 친정팀 동부를 만났다. 얄??은 인연이었다. 동부는 윤호영을 상무로 보낸 뒤 이승준을 영입해 골밑을 보강했지만, 2라운드까지 4승에 그치며 9위로 추락했다. 이번 최강전서 겨우 조직력을 끌어올리고 있었다.
동부 이승준은 마음고생이 심했다. 시즌 초반부터 팀 수비가 약하다는 지적에 이를 갈았다. 남다른 운동능력과 탄력을 앞세운 공격은 이미 합격을 받았다. 사실 1대1 수비도 수준급이다. 그런 두 사람에게 5일 준결승전 골밑 맞대결은 중부지방의 폭설을 녹일 정도로 뜨거웠다. 또 윤호영은 절친한 선배 김주성과도 적으로 맞붙게 됐다.
윤호영과 이승준은 나란히 선발 출전했다. 초반엔 이승준의 기세가 좋았다. 그는 윤호영과 김종근을 상대로 자신있게 포스트업을 시도해 득점을 쌓았다. 초반 동부 리드를 이끌었다. 반면 상무는 초반 외곽 수비에서 문제점을 드러내며 흐름을 살리지 못했다. 윤호영도 어쩐 일인지 풀이 죽어 있었다.
곧 흐름이 바뀌었다. 윤호영은 2쿼터 들어 로 포스트와 하이 포스트를 오가며 고감도 득점을 만들어냈다. 그러자 상무가 무섭게 추격했다. 승부도 뒤집혔다. 이승준도 뒤지지 않았다. 윤호영, 하재필 등과 몸을 부딪히며 득점을 만들었다. 두 사람은 리바운드와 루즈볼에도 연이어 몸을 날리며 뜨거운 맞대결을 이어갔다.
후반 들어 완벽하게 희비가 엇갈렸다. 3쿼터 중반 상무가 내, 외곽 조화를 이룬 공격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윤호영은 외곽에 나와서 3점포를 꽂았다. 이승준은 몇 차례 골밑 슛을 놓치며 주춤했다. 동부는 3쿼터 8점에 그쳤는데, 이승준이 4점을 해결했으나 큰 힘이 되지 못했다. 그 사이 윤호영을 앞세운 상무는 달아났다.
경기 후반까지도 두 사람은 몸을 부대꼈다. 윤호영은 때론 김주성마저 상대하느라 체력적인 부하가 있었지만, 묵묵히 공수에서 팀에 힘이 됐다. 이승준도 팀이 흐름을 넘겨줬지만, 최선을 다해서 코트를 누볐다. 오히려 4쿼터에선 팀 공격을 주도했다. 김주성과 동선이 겹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공격 적극성이 돋보였다. 두 사람은 불록슛도 한 차례씩 기록하며 수비에서도 위력을 과시했다.
윤호영은 17점 9리바운드 2어시스트 1스틸 1블록슛을 기록했다. 이승준은 개인 기록에선 24점 15리바운드 3어시스트 1블록슛으로 윤호영에 앞섰다. 개인기록에선 이승준의 판정승. 하지만, 마지막에 웃은 자는 경기에서 승리한 상무의 윤호영이었다. 이번 대회서 나란히 좋은 활약을 보여준 이승준과 윤호영은 그렇게 준결승전서 희비가 엇갈렸다. 윤호영이 상무를 프로-아마 최강전 첫 우승팀으로 이끌 기회를 잡았다.
[이승준과 윤호영.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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