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삼성이 내년에도 조범현 인스트럭터와 함께 한다.
삼성은 지난 11월 1.5군으로 구성된 오키나와 마무리훈련에 조범현 KBO 육성위원장을 포수 인스트럭터로 썼다. 류중일 감독이 아주 만족스러워했다는 후문이다. 삼성은 류 감독과 협의해 내년에도 조범현 인스트럭터와 함께 하기로 했다. 현재 계약기간과 보직을 조율 중인데, 삼성 홍보팀에 따르면 류 감독이 조 인스트럭터에게 “감독”이라는 호칭을 사용하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 류중일의 깍듯한 예우, 조범현에게 날개를 달다
조범현 인스트럭터는 2000년~2002년 삼성에서 베터리코치로 일했다. 류 감독과 함께 코치 생활을 했다. 10년만의 삼성 컴백이다. 하지만, 2003년부터 SK와 KIA에서 감독생활을 한 거물급 지도자이기도 하다. 국내 최고의 포수 전문가이자 감독 경험도 풍부하다. 현재 감독은 아니지만, 감독 경험도 류 감독보다 더 많고 나이도 3살 많다.
그런 조 인스트럭터에게 류 감독은 고개를 숙였다. “감독”은 공식 보직이 될 순 없지만, 그렇게 부르기로 했다는 건 류 감독의 동의 없인 불가능했다. 그만큼 류 감독이 포수 분야에서의 조 인스트럭터의 능력을 인정하고 존중한다는 의미가 있다. 당연히 조 인스트럭터로선 후배 앞에서 면이 설 수 밖에 없다. 깍듯하게 대접을 받으면 그만큼 책임감도 생기기 마련이다. 연배-호칭에서 오는 혹시 모를 껄끄러움도 사전 차단했다. 류 감독의 현명한 인재등용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 삼성, 내년 우승만 보고 달리는 건 아니다
정규시즌-한국시리즈 통합 2연패를 달성한 삼성의 내년 목표는 당연히 통합 3연패다. 포수가 걸린다. 진갑용이 내년이면 만 39세다. 이지영을 발굴했지만, 또 다른 포수들의 성장이 절실하다. 삼성은 진갑용의 노쇠화에 대비해 몇 년전부터 신인지명회의에서 꾸준히 포수를 지명해왔다. 이들의 기량을 실질적으로 끌어올리는 게 필요하다. 적임자는, 조범현 인스트럭터다. 조 인스트럭터는 오키나와 마무리훈련에서 젊은 포수들을 집중 점검하고 지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내년 시즌 준비 및 포수 훈련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마무리훈련에서 삼성 백업 포수들을 봤기 때문에 스프링캠프에서 선수파악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현재 진갑용-이지영 외의 포수로는 이정식, 채상병, 현재윤 등 30대 포수와 김동명, 김현중, 정우양, 유원선 등 20대 포수가 있다. 삼성은 당연히 20대 젊은 포수들을 눈 여겨 본다. 이들 중 조 인스트럭터의 레이더망에 걸리는 포수는 내년에 집중지도를 받은 뒤 미래를 도모할 수 있다.
리빌딩이란 하루아침에 이뤄지는 일은 아니다. 특히 포수 한명 키우기가 정말 어려운 시대다. 조범현 인스트럭터가 내년 1년간은 사자 유니폼을 입겠지만, 그 이후엔 정식 감독, 코치 영입 제안이 온다면 그 팀으로 옮길 수도 있다. 젊은 선수들을 오래오래 키울 수 있다는 보장은 하기 힘들다. 하지만, 연약했던 토대를 단단히 만들어놓는 건 매우 중요하다. 그동안 워낙 포수 발굴이 미진했던 삼성이다.
삼성이 조 인스트럭터에 최종적으로 어떤 보직을 줄 것인지에 따라서 삼성 젊은 포수들의 성장 속도는 충분히 달라진다. 정식 배터리코치 보직을 줄 경우 포수들과의 스킨십을 더욱 강화할 수 있다. 지금 조 인스트럭터가 길러낸 포수가 훗날 삼성이 리빌딩을 할 때 중심축으로 떠오를 수도 있다. 진갑용이 좀 더 선수생활 말년을 편안하게 보낼 수도 있을 것 같다. 내년에도 우승을 노리는 삼성의 파격적 전략이 대단하다. 다분히 삼성의 미래를 내다본 결정이다.
[조범현 삼성 포수 인스트럭터.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