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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성의 스타★필(feel)]
엄지원은 남자 복이 많다. 정우성(똥개), 한석규(주홍글씨), 유지태(가을로), 황정민(그림자 살인), 임창정(스타우트), 박신양(싸인), 연정훈(사랑도 돈이 되나요) 등 미남, 훈남 파트너들과 작품에서 호흡을 맞춰왔다.
그런데 이번에는 남자 복이 지독히도 없다. 배울 만큼 배운 여자 판사가 어느 날 덜컥 배가 불러오지만, 애 아빠인 이미 다른 여자와 결혼한 유부남이다. 결국, 판사직을 내려놓고 애를 낳아 3대가 사는 대가족들의 구박(?)과 사랑 속에 꿋꿋이 아기를 키운다.
JTBC 주말드라마 '무자식 상팔자(제작 삼화네트웍스)'의 이야기다. 종편 사상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승승장구 중인 이 드라마에서 엄지원은 엘리트 여판사에서 좌충우돌 초보 엄마가 된 안소영 역을 맡아 실감 나는 연기를 펼쳐 드라마 인기를 견인하고 있다.
20여 년간 찰떡 호흡을 맞추며 수많은 화제작을 만들어온 김수현 작가-정을영 PD의 만남으로 이 드라마는 방영 전부터 화제가 됐다. 다양한 캐릭터, 현란한 대사, 몰입감 있는 상황설정으로 매 회마다 시청률이 상승하더니 기어코 시청률 5%를 넘기며 동 시간대 지상파 드라마와 일전하고 있다.
집안 최고의 자랑에서 걱정거리로 전락한 엄지원은 복잡한 상황에 따른 감정변화를 실제같이 연기하며 김수현 특유의 속사포 대사를 무리 없이 소화해 김수현 사단이 될 자격이 충분함을 입증하고 있다. 김수현 표 드라마에는 지지고 볶는 인간 군상들이 다양하게 등장하며 시대 사회상을 그대로 반영한다. 법을 집행하는 판사였지만 법이 규정하는 전통적인 가족관계를 넘어서 결혼을 통한 출산에 연연하지 않는 용감함을 보인다.
1977년생, 올해 36살이 된 엄지원은 하얀 피부와 단정한 이목구비로 도회적인 깍쟁이 이미지를 가진 배우이다. 리포터 출신답게 안정된 발성과 정확한 발음을 지닌 그녀는 2년 가까이 '한밤의 TV연예' MC를 맡았으며, 올 초에 방송된 tvN '오페라스타2'를 진행하기도 했다. '한밤' 진행 당시 친한 배우의 결혼 소식을 전하며 기쁨의 눈물을 흘리기도 하고 연말 시상식 수상자 소감에도 눈물지으며, 감정이 솔직하고 풍부한 배우임을 만천하에 드러냈다.
배우에게 있어 풍부한 감정은 약이자 또한 독이다. 그런데 이번 드라마 '무자식 상팔자'에서는 확실한 플러스 요인이 되고 있다. 자신과 아이를 떼어놓으려는 사람들에게는 악다구니를 쓰다가도 아픈 아이를 안고 병원 응급실로 달려가 눈물을 터트리는 남다른 몰입으로 극에 현실감을 불어넣고 있다
'무자식 상팔자' 캐스팅되기 전부터 미혼모 시설에서 봉사하며 그들의 처지를 백분이해해온 엄지원이었기에 더욱 몰입이 쉬웠다. 엄지원은 그동안 장애아동시설에 차량을 기부했는가 하면 국제어린이양육기구인 '컴패션'의 일원으로 동료 연예인들과 세계 어린이들을 위한 좋은 일에 앞장서고 있다.
실제 아이들을 좋아하고 꾸준히 후원해온 그녀이기에 처녀의 몸으로 절절한 모성애 연기를 표현할 수 있었던 것이다. 가식 없이 가슴을 담은 연기로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는 엄지원. 풍부한 감정과 선한 인품을 연기에 녹아낸 그녀의 활약이 기대된다. 또한 '무자식 상팔자'를 통해 미혼모에 대한 차가운 사회적 편견을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배우 엄지원과 '무자식 상팔자'. 사진 = JTBC 제공]
김미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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