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조인식 기자] 금기를 깬 양 팀 간의 사상 첫 트레이드에서 LG 트윈스는 현재를, 삼성 라이온즈는 미래를 택했다.
양 팀은 지난 14일 3:3 트레이드로 1990년부터 이어온 23년 동안의 불문율을 깼다. MBC 청룡이 LG로 이름을 바꾼 1990년 이후 양 팀의 맞트레이드는 단 한 번도 없었다. 그러나 이번에 김태완, 정병곤, 노진용이 삼성으로 가고, 현재윤, 손주인, 김효남이 LG로 향하면서 양 팀이 유지하고 있던 금기 아닌 금기도 깨졌다.
먼저 눈에 띄는 전력 보강이 이뤄진 쪽은 LG다. LG는 베테랑이 없어 고민이던 안방에 현재윤을 추가했다. 현재윤은 삼성에서 이지영과 이정식 등에 밀려 진갑용의 백업 자리에서도 밀려났지만, LG에서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LG는 현재윤이 마스크를 쓰는 날에는 방망이가 좋은 윤요섭을 지명타자로 활용할 수도 있다.
손주인을 받고 김태완을 보낸 것은 서로의 요구에 맞춘 등가교환이라고 볼 수 있다. 손주인은 김태완에 비해 일발장타는 떨어지지만 수비에서는 좀 더 안정감이 있다. 통산 타율도 손주인(.245)이 김태완(.224)보다는 우위에 있다.
우완투수 김효남은 LG가 내준 투수 노진용에 비해 즉시전력감이다. 노진용은 1군에서 던진 이닝이 26⅓이닝인 데 반해 김효남은 1군 경험(네 시즌에 걸쳐 65⅓이닝)이 조금 더 많다. 올해는 16⅓이닝에서 2.76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고, 2006년 삼성의 1차 지명을 받았을 정도로 당장 1군에서 쓰일 수 있는 재목으로 평가를 받아왔다. 140km초반의 직구와 각이 큰 커브를 지니고 있다.
LG는 손주인 영입으로 내야 수비를 대폭 강화했다. 주전 유격수 오지환의 수비가 날로 향상되고 있지만, 때때로 불안을 노출하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 SK에서 방출된 권용관과 손주인을 보강한 것은 수비에서 힘이 된다. 이들의 가세로 서동욱과 정성훈에게도 휴식을 줄 수 있다.
삼성 입장에서도 내야 유틸리티 요원인 손주인을 내보냈지만, 큰 손실은 아니다. 내야 전체가 확고한 주전선수로 채워져 있는 가운데 김태완이 백업으로 나설 수 있고, 상무에서 제대한 백상원도 있다. 기본적으로 올해 삼성 내야는 탄탄했다. 유격수 김상수는 129경기, 3루수 박석민은 127경기에 출전했다. 2루수 조동찬(94경기)이 100경기 출장을 달성하지 못했지만, 부족한 부분은 신명철과 김태완, 백상원 등이 메울 수 있다.
즉시전력감은 김태완 뿐이지만, 정병곤과 노진용은 투타의 유망주다. 정병곤은 아마추어 시절부터 수비로 정평이 났다. 경북고 1년 선배인 백상원과 키스톤 콤비를 이뤘던 정병곤은 고향 팀에서 새 출발을 하게 됐다. 정병곤은 올해 퓨처스리그에서도 타율 .226으로 타격이 강하지는 않지만, 기회를 준다면 수비에서는 보탬이 될 수 있다.
노진용은 경험은 적지만 2009년에 1군 무대에서 가능성을 보여줬다. 사이드암으로는 빠른 140km초반대의 직구를 가지고 있다. 90년생으로, 우리 나이로 서른 줄에 접어드는 김효남(83년생)에 비해 훨씬 젊지만, 병역을 해결했다는 것도 노진용의 장점 중 하나다.
LG는 즉시전력감 셋을 얻었고, 삼성은 손주인을 제외하면 크게 활용하지 않았던 선수를 내주고 당장 1군에서 활용할 수 있는 백업 내야수 한 명과 성장 가능성 있는 선수 둘을 데려온 것으로 볼 수 있다. 결국 서로 큰 출혈 없이 원하는 것을 조금씩 얻었다. 양 팀 모두 팀에 큰 변화를 주지는 못했지만, 위험부담을 감수하지 않았기에 당연한 결과다.
[현재윤(위)-김태완. 사진 = 삼성 라이온즈 제공-마이데일리 사진DB]
조인식 기자 조인식 기자 ni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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