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프로야구에서 주장이란 어떤 의미일까.
9개 구단의 2012년 공식일정이 마무리 됐다. 최근 대부분 팀은 마무리훈련 도중 선수단 투표를 통해, 또는 납회식을 통해 2013년 선수단 주장을 선출했다. 아직 내년 주장이 정해지지 않은 팀도 있고, 내년 시무식에서 주장을 정하는 팀도 있다. 감독이 직접 낙점하는 경우도 있다. 26명이라는 대부대를 이끌어야 하는 프로야구 주장은 타 스포츠와는 남다른 무게가 실린다.
▲ 남다른 책임감과 리더십, 야구부터 잘해야 한다
일부 팀에선 주장에게 약간의 판공비를 제공하기도 한다. 그 외엔 현실적으로 주장이 됐다고 해서 이득을 보는 건 없다. 실력지상주의인 프로야구 세계에서 주장이라고 해서 주전 경쟁에서 우위를 보장하는 등의 이점은 없다. 오히려 주장은 야구를 잘해야 본전이다.
개인 성적이 부진할 경우 다른 선수들에게 낯이 서지 않는다. 어느 조직이든 주장 혹은 리더란 개인보단 조직을 위해 때로는 개개인에게 싫은 소리도 해야 하는데, 선수들 입장에선 나보다 성적이 좋지 않은 주장의 말이 와닿을 리 없다. 주장을 맡은 뒤 되려 성적이 떨어지는 선수의 경우 이런 점을 의식한 결과였을 수도 있다.
1군에서 함께 생활하는 선수는 총 26명. 다른 프로스포츠보다 규모가 크다. 리더십과 책임감이 더더욱 필요하다. 모든 선수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야 하고, 선수들의 의견을 모아 코칭스텝에게 잘 전달하기도 해야 한다. 어쩌다 부진한 선수들에겐 기도 불어넣어줘야 하고 타구단 주장들과도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면 나쁠 게 없다. 한국사회 특유의 인정과 의리를 유지하면서 조직이 잘 나아가는데 앞장서야 한다. 개인적인 시간은 약간 줄어들 수도 있다.
▲ 대세는 최고참급, ‘나를 따르라’ 시대는 지났다
내년 주장 현황을 살펴보면 한화 김태균 정도를 제외하면 대부분 팀이 최고참급을 주장으로 선출했다. 두산 홍성흔, 롯데 조성환, KIA 김상훈, NC 이호준 등이 대표적이다. 감독의 평균 연령층이 낮아졌다. 주장의 연령층을 높게 함으로써 조직의 안정감을 가져가는 방식이다. 젊은 감독들이 선수들과 스킨십을 강화했지만, 선수와 감독으로서 지켜야 할 선이 있다. 최고참들이 선수들을 적절히 제어하고 하나로 묶을 수 있다.
예전 1980~90년대의 경우 최고참 주장이 이른바 ‘나를 따르라’식으로 선수단을 이끌기도 했다. 이젠 시대가 달라졌다. 군기를 잡는다고 해서 잡히는 시대는 지났다. 일단 주장부터 야구를 잘하고 솔선수범한 뒤 선수들과 원활한 소통을 해야 한다. 단, 선수단 내에서 지켜야 할 선을 넘어설 경우 주장이 나서서 훈계를 할 수는 있다. 아무래도 한국 정서상 중고참급보단 최고참급이 이런 역할을 하는 게 자연스럽다.
주장 역할을 잘 하던 선수가 장기집권을 하는 경우가 있다. 그런 팀은 대부분 성적도 좋다. 한 야구인은 “주장이 체질인 선수가 있다. 그만큼 선수단을 잘 돌보는 능력이 있고, 좋은 평가를 받을 정도로 인품을 쌓았기 때문”이라면서도 “주장 역할을 잘 하던 선수가 지도자가 돼서도 선수들의 마음을 잘 헤아린다”라고 뼈 있는 말을 남겼다. 주장이든, 지도자든 책임감과 리더십, 나아가 소통과 화합이 중요한 덕목인 듯하다.
[2013년 롯데 주장 조성환, 두산 주장 홍성흔.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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