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안경남 기자] ‘거미손’ 이운재(39) 만큼 승부차기와 인연이 깊은 선수도 없다. 위기의 순간, 이운재의 승부차기 선방은 한국을 구해냈다.
이운재는 17일 오후 서울 삼성동 라마다서울호텔서 은퇴 기자회견을 열고 선수 은퇴를 선언했다. 이운재는 “운동선수이기 때문에 운동에 욕심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지금 떠나는 것이 앞으로의 미래를 위해서나 지금까지의 시간을 아름답게 해줄 것으로 판단해 은퇴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한국 축구 골키퍼 사상 첫 센추리클럽(A매치 100회 이상 출전)에 가입한 전설의 골키퍼가 장갑을 벗는다. 1996년 수원 창단 멤버로 K리그에 데뷔한 이운재는 통산 410경기에 출전해 4번의 K리그 우승과 3번의 FA컵 정상을 밟았다. 또한 4번의 월드컵 무대를 경험하며 A매치 132경기를 소화했다. 이는 홍명보(136경기)에 이어 한국 선수 중 두 번째로 많은 A매치 기록이다.
이처럼 이운재의 길은 곧 한국 축구와 통했다. 특히 이운재는 결정적인 순간 승부차기를 막아내며 한국 축구를 구해냈다. 2007년 아시안컵에선 이란과의 8강전 그리고 일본과의 3-4위전서 승부차기를 잇달아 막아내며 한국의 승리를 견인했다.
하이라이트는 2002년 한일월드컵 스페인과의 8강전이다. 당시 이운재는 스페인의 4번째 키커로 나선 신예 호아킨의 슈팅을 막아내며 한국을 사상 첫 월드컵 4강으로 이끌었다. 이운재도 당시의 경험을 선수 생활 최고의 시기로 꼽았다. 그만큼 이운재는 승부차기에 강했다.
이운재는 “정말 승부차기가 가장 기억에 많이 남는다. 특별한 비법은 없었다. 단지 마음을 요동치지 않게 하려고 노력했다. 자리에서 기다렸고 상대가 실수하길 기다렸다. 평점심을 갖았고 그로인해 좋은 선방이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운재는 자신의 방법을 후배들에게 가르칠 순 없다고 했다. 그는 “후배들의 생각은 다르다. 승부차기는 수학공식처럼 답이 없다”며 골키퍼마다 각자의 노하우가 있다고 했다. 또한 “요즘에는 선수들이 너무 잘 찬다. 예전에는 주로 사이드를 노렸는데, 이제는 가운데도 찬다. 3군데를 막아야 한다”며 웃었다.
[이운재. 사진 = 송일섭기자 andlyu@mydaily.co.kr]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