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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배선영 기자] 영화 '26년'으로 연출 데뷔한 조근현 감독은 충무로에 잔뼈가 굵은 미술감독이다. 그가 거쳐간 영화들은 최근 '후궁:제왕의 첩'부터 '마이웨이', '음란서생', '장화홍련' 등 화려하다.
'26년' 역시도 빛과 그림자의 세련된 운용이 조근현 감독의 작품이라는 것을 말해준다. 그만큼 한 분야의 장인이 된 조근현 감독은 영화 '26년'과의 인연으로 본의 아니게 연출에 데뷔하게 된다.
이 영화를 4년 전부터 준비해오던 영화사 청어람의 최용배 대표가 그에게 감독 제안을 하면서 '짧은' 고민 끝에 덥석 수락하고 말았다. 일단 고민을 길게 할 시간적 여유가 없었고, 4년전부터 어떤 방식으로던 '26년'과 동행하겠다 마음 먹었던 그로서는 피할 이유도 없었다. 그렇게 시작된 조근현 미술감독의 감독 데뷔는 이제 어떤 방식으로 흘러가게 될까 궁금해진다.
흥미로운 것은 조근현 감독의 동생이 삼성과 '천지인' 특허권을 놓고 오랜시간 법정에서 분쟁을 했던 조관현 씨라는 점이다. 조관현 씨는 자신의 법정소송 이야기를 영화화할 생각을 언론을 통해 말한 바 있다.
조근현 감독이 동생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의 메가폰을 직접 잡게 될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
이에 조근현 감독은 "아직은 생각만 하는 단계"라며 "재벌기업에 대한 국민적 반감이 크다. 국산품 애용해줘서 그만큼 성장했는데 괴물이 돼서 다시 국민들을 잡아먹지 않나. 골목까지 들어와 뽕을 빼버리니 배신감과 허탈감이 생긴다. 멈춰야 하는데 탐욕이 끊이지 않으니. 제동을 걸어야 하는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동생이 겪은 일도 탐욕이다. 처음부터 외국의 같은 사례와 비교해 그 반의반만큼이라도 협상이 됐다면 소송까지 안 갔을 것이다. 그런데 거저먹겠다고 했다. 그 소송도 10년을 넘게 끌었다.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고 덧붙였다.
아직은 조관현 씨의 이야기가 영화화 될지 확정된 것은 없지만, 어쩌면 제2의 '부러진 화살'이 탄생하게 될지도 모르고 그 영화를 형제가 탄생시키게 될지도 모르겠다.
다음 행보와 관련 조근현 감독은 이렇게 말했다.
"'26년'을 하면서 외압의 실체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는데, 영화가 개봉된 뒤에는 딱히 느낀 적이 없었다. 다만 장소 헌팅 과정에서는 갑자기 석연치 않은 이유로 허가됐던 장소가 하루 전에 안 된다고 통보하는 일이 왕왕 있었다. 그리고 '26년' 이후 내 행보를 보신다면, 그때야 비로소 외압의 실체를 아실 수 있지 않을까."
[조근현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배선영 기자 sypov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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