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배선영 기자] 재난영화는 결국 고난을 맞닥뜨린 인간이 살아남고자 발버둥치는 마지막 순간을 포착하는 영화다.
인간의 본능적인 이기심이 발현될 수 밖에 없는 순간, 그래도 타인을 위해 희생하는 눈부신 존재들에 우리는 감동의 눈물을 터뜨린다. 굵직한 뼈대는 결국 같을 수밖에 없는 장르다.
그러나 이 마지막 순간 결정적인 눈물이 터질 수 있는 이유는 결국 그 안에 펼쳐진 다양한 '나'의 이야기 때문이다. 스크린에 구현된 각각의 사연을 지난 인물들의 삶과 자신의 그것을 동일시한 관객은 인간이 결코 제어하지 못하는 재난과 만난 순간 함께 발을 동동 굴리게 된다.
그런 면에서 꽤 오랜만에 선보인 국내 재난영화 '타워'는 아쉬움을 보여준다. 이 영화의 유일한 미덕은 CG로 여의도 63빌딩 인근에 세워진 108층 고층빌딩 타워스카이와 100% 실사촬영했다는 불과 물에 대한 표현력이다. 전작 '7광구'로 기술적인 미흡함을 보여줬던 김지훈 감독은 이번에는 기술력만큼은 탄탄하게 보강해 재난영화에서 기대할 수 있는 볼거리를 충족시킨다.
그러나 문제는 빈약한 스토리. 오히려 '해운대' 보다 이야깃 거리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준다. 설경구, 김상경, 손예진, 김인권 등 충무로 A급 배우들을 모아놓고 표면만 훑다가 흩어지는 이야기 안에 이들을 던져놓고 말았다.
감정을 켜켜이 쌓아가 재난의 현장에서 클라이막스로 끌어올려야 했으나, 애초에 끌어올릴 감정선이 없었다는 느낌이다.
결국 볼거리에는 감탄할 수 있으나 관객을 감동시킬 수는 없는 80점 짜리 영화에 그치고 말았다. 개봉은 25일.
[영화 '타워' 스틸. 사진=영화인 제공]
배선영 기자 sypov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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