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과연 추신수는 WBC 대표팀에 승선할까.
월드베이스볼 클래식(WBC) 대표팀 명단이 조정됐다. 최종명단 제출은 내년 2월 말. 투수들은 불의의 부상만 아니라면 더 이상 교체가 없겠지만, 야수들의 경우 변동 가능성도 충분하다. 아직 대회 참가를 확실하게 결정하지 못한 신시내티 추신수 때문이다. 그가 대표팀에 승선하느냐 마느냐에 따라서 대표팀 야수진 운용 자체가 클린업트리오부터 외야수비까지 광범위하게 달라진다.
▲ 대표팀은 신시네티의 움직임에 주목한다
KBO의 대표팀 명단 일부 교체는 LA 다저스에 입단한 류현진을 놓아줬다는 의미가 크다. 어차피 부상을 입은 김광현과 홍상삼 교체는 불가피했다. 하지만, 현재 대표팀 명단에 추신수는 여전히 포함된 상태다. 그는 클린업트리오 혹은 상, 하위 타순 어디에도 들어갈 수 있고, 외야 수비와 주력도 준수하다. 쉽게 포기하기에는 정말 매력적인 선수다.
추신수는 아직까지 자의 혹은 타의로 WBC 참가 여부를 확실하게 밝히진 않았다. 다만, 지난 10월 25일 귀국기자회견에서 참가가 어려울 수도 있다는 뉘앙스를 풍기긴 했다. 또 그의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도 류현진 계약관련 기자회견에서 대회 참가에 부정적인 코멘트를 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추신수를 무작정 WBC에 참가하길 강요할 순 없다. 클리블랜드에서 신시내티로 이적하면서 류현진과 마찬가지로 적응의 시간이 필요하다. 우익수에서 중견수 전환도 해야 하고 아메리칸리그에서 내셔널리그로 옮긴다. 수비, 구장, 상대하는 투수 모두 낯설다. 스프링캠프에 참가하면서 시범경기를 최대한 많이 치러봐야 할 입장이다.
이런 상황에서 추신수의 대표팀 합류는 결국 신시내티가 칼자루를 쥘 전망이다. 신시내티는 아직 공식적으로 추신수의 대표팀 합류 여부에 대해 코멘트를 한 적이 없다. 신시내티는 올 시즌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우승을 차지했으나 샌프란시스코에 패퇴했다. 1990년 이후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다. 더스틴 베이커 감독으로서도 2년 재계약의 첫해인 내년 시즌 당연히 우승을 노릴 것이고 추신수를 최대한 곁에 두고 지켜보고 싶어할 수 있다.
▲ 추신수 합류 여부에 따라 야수진 운용 폭 달라진다
문제는 추신수의 합류 여부에 따라 대표팀 타선 운용 자체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다. 마운드 전력은 약해졌지만, 타선의 객관적인 화력은 1~2회에 비해 달리지 않는다. 이승엽, 김태균, 이대호가 클린업트리오를 맡는 게 일반적으로 본다면 추신수는 그 앞으로 혹은 뒤로 갈 수도 있다. 클린업트리오에 들어가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 추신수가 어느 타순으로 가느냐에 따라 전체적인 타선의 색깔이 달라질 수 있다.
대표팀은 추신수가 불참할 경우 중심타선 약화를 감수해야 한다. 전체적으로도 왼손타자가 넉넉하지 않다. 마운드가 혹시 모를 불안감에 휩싸이면서 타선에서 화력을 극대화해야 하는 가운데 추신수가 출전하지 못할 경우 타격이 크다. 이미 2회 대회 당시 대표팀은 추신수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고 재미를 봤다. 팔꿈치 수술로 인한 보호 및 수비출전 제한 등 클리블랜드의 까다로운 요구 조건을 모두 들어주면서 데려간 효과가 있었다.
신시내티가 추신수의 대표팀 승선을 허락한다면 어떤 식으로 조건을 달 것인지, 아예 조건 자체가 없을 것인지에 관심이 간다. 그에 따라 야수진 운용 방식이 달라질 수 있다. 단순히 타력 자체가 약해지는 것의 연장선에서 생각해볼 문제다. 특히 치열한 주전경쟁이 펼쳐질 외야수들 입장에선 추신수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추신수의 대표팀 참가는 곧 주전경쟁이 3대 1이 아닌 2대1이라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다.
투수진이 류중일 감독의 맞춤형 명단이라면, 야수진은 대체로 경험이 풍부하고 스페셜리스트가 많다. 추신수가 태극마크를 달고 타선에 화려한 방점을 찍을 수 있을까. WBC 대표팀은 추신수가 몰고 올 유, 무형 효과를 기대한다.
[인터뷰를 하는 추신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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