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SK와 정근우 모두 딜레마다.
SK 와이번스 붙박이 1번 타자이자 주전 2루수인 정근우는 2013시즌 종료 후 자유계약(FA) 선수가 된다. 그는 FA 계약에 앞서 또 한 번의 계약을 남겨 놓고 있다. SK와의 2013시즌 연봉 계약이 그것이다. 그렇다면 정근우는 다음 시즌 연봉으로 얼마를 받게 될까. 이는 정근우와 SK 모두의 고민거리이기도 하다.
▲ 정근우에게 잊고 싶은 2012년
정근우는 2012시즌에 앞서 2011시즌과 동결된 액수(3억 1000만원)에 연봉 재계약을 체결했다. 2005년 프로 데뷔 이후 줄곧 인상된 금액에 도장을 찍은 그에게 찾아온 첫 동결이었다. 2011시즌 그의 성적은 타율 .307 6홈런 40타점 20도루. 겉으로 드러난 성적은 준수했지만 부상으로 인해 90경기 밖에 출장하지 못한 것이 동결 요인이었다.
올시즌에는 지난 시즌 아쉬움을 떨치기 위해 노력했지만 결과적으로 2011시즌보다도 못한 최악의 시즌이 됐다. 127경기에 출장하며 풀타임을 소화했지만 타율이 .266에 불과할만큼 극심한 타격 부진에 시달렸다.
타율 .266는 풀타임 선수가 된 2006시즌 이후 가장 낮은 기록이었다. 경기수는 2011시즌보다 37경기 늘었지만 출루를 하지 못한 까닭에 도루는 단 2개만 늘었다. 때문에 자신의 자리인 1번 타자를 떠나 6번, 9번 타자로 떨어지기도 했다. 정근우 자신에게는 잊고 싶은 2012년이 됐다.
올시즌 성적만 본다면 정근우는 내년 시즌 연봉 삭감이 확실시 된다. 문제는 내년 시즌 종료 후 정근우가 FA가 된다는 점이다.
▲ 내년 시즌 연봉, SK와 정근우 모두 고민
최근 SK 민경삼 단장은 "정근우의 내년 시즌 연봉으로 얼마를 줘야 하는지 다른 분들에게 물어보고 다닌다"고 말한 적이 있다. 물론 농담이지만 정근우 연봉에 대한 고민이 묻어나는 대목이다.
흔히 예비 FA에게는 'FA 프리미엄'이 붙은 연봉이 적용된다. 구단으로서는 FA 전 시즌 높은 연봉을 지불해야 선수의 활동폭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된다면 선수를 다시 잡기도 쉬울 뿐더러 놓치더라도 더 많은 금액의 보상금을 받을 수 있다.
타구단 FA를 영입하는 구단은 해당 선수의 전 시즌 연봉 200%에 선수 1명을 내줘야 한다. 선수를 데려가지 않을 경우에 보상금은 300%까지 늘어난다. 이로 인해 히어로즈는 창단 첫 해 선수들의 연봉을 대폭 삭감하는 상황에서도 당시 예비 FA였던 정성훈에게만큼은 1억원이 인상된 3억 2000만원을 안기기도 했다.
하지만 SK가 무작정 정근우의 연봉을 올릴 수도 없는 상황이다. 우선 정근우가 올시즌 데뷔 이후 최악의 부진을 보인 상황에서 연봉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인상시킨다면 다른 구단과 팬들로부터 꼼수라는 눈총을 받을 수 밖에 없다. 또한 SK 구단 스타일을 보더라도 그럴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SK는 모든 선수들과의 연봉협상에서 고과를 바탕으로 한 연봉 기준을 철저히 지켰다.
정근우 역시 입장이 애매하기는 마찬가지다. 연봉을 많이 받는 것을 싫어할 선수는 없지만 정근우로서는 내년 시즌 연봉을 최대한 낮게 잡는 것이 'FA 대박'에 유리하다.
내년 시즌에는 정근우 뿐만 아니라 강민호(롯데), 이용규(KIA), 송은범(SK) 등 대어급 선수가 대거 FA 시장에 풀린다. FA 대박에는 실력 뿐만 아니라 주변 여건도 중요하기에 치열한 FA 시장 속에서 자신을 매력적인 FA로 만들기 위해서는 최대한 낮은 연봉이 유리하다. 때문에 인상된 연봉을 받는 것은 소탐대실이 될 수도 있다.
공교롭게도 정근우가 '예비 FA'를 앞두고 최악의 시즌을 보내며 SK와 정근우 모두 머리가 아프게 됐다. 정근우는 내년 시즌 연봉으로 얼마를 받게 될까.
[SK 정근우. 사진=마이데일리DB]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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