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배선영 기자] 보기만 해도 행복해지는 커플 고수, 그리고 한효주의 달콤한 사랑 이야기 '반창꼬'에는 무시무시한 이야기가 숨겨져 있다.
한효주가 너무나 사랑스럽게 연기한 여주인공 미수가 원래는 소시오패스로 설정됐다는 것이다. 소시오패스란, 반사회성 인격 장애의 일종. 공감능력이 현저하게 떨어지고 죄책감이 없는 성향을 말한다. 사전에는 타인의 권리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침해하며 반복적인 범법행위나 거짓말, 사기성, 공격성, 무책임함을 보이는 인격장애라고 등재돼있다. 각종 살인 소재 영화에 범인으로 등장하는 사이코패스 역시 이런 반사회성 인격 장애가 극단적으로 나타난 사례가 된다.
사랑스러운 미수가 소시오패스였다? 돌이켜보면, 초반부 미수의 행동은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들이 많다. 자신의 실수로 환자가 목숨을 잃게 될 처지가 됐음에도 환자의 고통에 공감하기 보다 의사면허를 잃을 처지가 된 자신만을 생각한다. 다른 사람의 삶, 그 가족들의 슬픔은 자신의 의사면허에 비해 하찮은 듯한 태도를 보여준다. 이런 극도의 이기심을 보여주는 미수는 확실히 여느 멜로 영화 여주인공과 맥을 달리한다.
정기훈 감독은 이런 점들이 바로 소시오패스 설정의 잔재라고 설명했다.
"처음에 미수 역할을 소시오패스로 그려보자 했다. 극도로 못된 여자, 이기적인 여자가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정상적인 삶으로 돌아가는 것을 그리고자 했던 것이다. 그러나 공부를 더 해보니 사이코패스나 소시오패스는 치료가 가능한 것이 아니더라. 그래서 그 설정은 바꿀 수밖에 없었다."
정기훈 감독은 '반창꼬'를 멜로라는 장르 속에 가두고 싶지 않다는 뜻도 비췄다.
그는 "미수는 멜로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캐릭터다. 처음 설정만 봐도 만약 이 영화를 멜로라 생각하고 보게 된다면 여주인공을 보는 것에 있어 트러블이 생기게 될 것이다. 공감능력이 떨어지는 이기적인 여자는 오히려 스릴러에 어울리는 여자이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한효주. 사진=NEW 제공]
배선영 기자 sypova@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