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올 시즌 두산의 뒷문을 책임졌던 스캇 프록터가 결국 두산을 떠난다.
두산은 지난 24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프록터를 자유계약선수로 풀어줄 것을 요청했다. 이로써 두산은 새 외국인 선수 영입에 나서게 됐다.
올 시즌 57경기에 등판, 4승 4패 35세이브 평균자책점 1.79를 올린 프록터는 역대 외국인 선수로는 최다 세이브 신기록을 작성하고 오승환(삼성·37세이브)에 이어 구원 부문 2위에 랭크되는 활약을 펼쳤다.
그러나 두산은 결국 프록터를 포기하고 새 마무리투수 발굴에 나섰다. 35세이브를 거두고 평균자책점도 2점대 미만인 프록터를 포기한 이유는 무엇일까.
겉으로 보기엔 특급 마무리에 가까운 성적을 거둔 것으로 보이지만 프록터는 분명 안정감을 갖춘 마무리는 아니었다.
먼저 35세이브를 거두면서 블론세이브 7개를 저질렀다. 올 시즌 프록터보다 더 많은 블론세이브를 기록한 선수는 없다.
무엇보다 55⅓이닝을 던지면서 안타 43개와 몸에 맞는 볼 1개를 포함해 사사구 21개를 허용한 것은 프록터의 불안정한 투구를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이를 토대로 계산이 가능한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은 1.16. 마무리투수로는 안정감이 떨어졌음을 확인할 수 있다. 오승환은 WHIP 0.83을 자랑했고 30세이브와 2점대 평균자책점(2.20)을 달성한 정우람(SK)도 WHIP 0.86을 기록했다.
"프록터는 주자를 내보내야 경기를 시작한다"는 우스갯소리는 허언이 아니었다. 프록터는 자신이 세이브를 거둔 35경기 중 주자를 출루시킨 경기가 무려 23경기나 된다. 세이브를 기록한 경기에서도 주자를 내보낸 경우가 허다했던 것이다. 그럼에도 자책점이 없었다는 게 신기할 정도다.
지난 4월 29일 잠실에서 열린 두산과 KIA의 경기는 이러한 프록터의 모습을 잘 나타낸다. 4-3으로 역전한 두산은 9회초 프록터를 마운드에 올렸다. 그러나 프록터는 선두타자 김상훈을 볼넷으로 내보냈고 신종길에게 우전 안타를 맞아 최악의 상황으로 흐르는 듯 했다. KIA는 김상훈의 대주자로 윤완주를 기용했고 윤완주는 신종길의 안타가 터지자 3루로 전력질주했다. 그러나 우익수 정수빈의 호송구에 3루에서 태그 아웃되고 말았다. 결국 프록터는 1점차 리드를 지키고 세이브를 거뒀지만 그 과정은 불안함 그 자체였다.
그럼에도 프록터가 실점이 적었던 이유도 분명히 있다. 결정적일 때 장타는 허용하지 않았다. 시즌 내내 피홈런이 단 1개도 없었다.
정규시즌에서의 불안함은 결국 준플레이오프에서도 여파가 이어졌다. 김진욱 두산 감독은 프록터가 나올 만한 상황에도 홍상삼을 고집했고 더스틴 니퍼트가 구원 등판하기도 했다.
팀 동료들에게 팀 플레이를 강조하는 문구를 직접 넣은 티셔츠를 선물하는 등 인성을 갖춘 선수였지만 두산은 결국 프록터와의 결별을 택했다.
이제 새 마무리투수 찾기에 나서야 하는 두산이다. 새 외국인 선수는 '좌완 선발투수'를 물색 중이라 국내파 가운데 마무리를 임명해야 한다. 마무리 경력이 있는 이용찬과 정재훈이 있지만 이용찬은 선발투수로 자리매김했고 정재훈은 부상 여파가 있어 현재로서는 올해 셋업맨으로 입지를 다진 홍상삼을 중용하는 것이 유력해 보인다.
[프록터.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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