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한 해가 저물고 있다. 2012 프로야구에는 어느 때보다 많은 일들이 있었다. 시즌이 시작되기 전에는 승부조작 파문으로 흥행에 어둠이 드리우기도 했지만 사상 처음으로 700만 관중을 돌파했다.
새로운 역사도 쓰였다. 류현진이 시즌 종료 후 LA 다저스와 계약하며 한국 프로야구에서 메이저리그로 진출한 첫 선수가 됐다. 하지만 팬들에게 아쉬운 소식도 있었다. 한국 야구 전설적인 선수들인 박찬호와 이종범이 은퇴를 한 것. 다사다난했던 2012년 프로야구를 10대 뉴스로 되돌아본다.
① 류현진, 메이저리그 진출
그동안 한국 프로야구 출신으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선수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LG에서 뛰었던 이상훈, 한화에서 뛰었던 구대성이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았다. 하지만 이들 모두 일본 프로야구를 거쳐 미국으로 건너갔다.
류현진은 달랐다.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미국 진출을 선언한 류현진은 LA 다저스의 통 큰 베팅 속에 계약을 체결했다. 포스팅 금액(2573만 7737달러 33센트)과 계약 금액(6년간 최대 4200만 달러)을 합치면 6700만 달러(약 717억원)에 이르는 대형 계약이다. 류현진은 계약 종료 30초 전까지 도장을 찍지 않으며 많은 이들의 가슴을 조마조마하게 만들기도 했지만 결국 다저스 유니폼을 입으며 국내 프로야구 첫 메이저리그 직행 선수로 역사에 남게 됐다.
② 10구단 창단 승인
프로야구 선수들과 팬들의 바람인 10구단 창단이 결정됐다. 9구단 NC 다이노스가 창단될 때만 해도 10구단 창단은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였다. 누가 보더라도 홀수 구단 체제보다는 짝수 구단 체제가 리그 운영에 원활하기 때문이다.
예상과 달리 우여곡절이 많았다. 몇몇 구단의 반대 속에 10구단 창단은 시즌이 끝날 때까지 결정되지 않았다. 선수협은 10구단 창단 승인이 되지 않을 경우 골든글러브 시상식은 물론이고 향후 모든 일정에 불참하겠다고 강경책을 들고 나오기도 했다. 불행 중 다행으로 KBO, 선수협 등의 적극적인 노력 속에 지난 12월 11일 10구단 창단이 승인됐다. 이제 10구단은 KT와 손잡은 수원, 부영과 힘을 합친 전북 중 한 곳으로 결정될 전망이다.
③ 프로야구 출범 첫 700만 관중
프로야구는 2006년 이후 매해 관중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베이징 올림픽과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등을 거치며 명실상부한 국내 최고의 프로 스포츠로 거듭났다. 2008년 525만 관중을 동원, 1995년 이후 13년만에 500만 관중을 넘긴 이후 2009년과 2010년 592만명, 2011년 681만명까지 매해 새로운 관중 역사를 썼다.
이는 올시즌에도 다르지 않았다. 프로야구는 런던 올림픽, 시즌 전 터진 승부조작 등 악재에도 불구하고 변함없는 인기를 과시했다. 덕분에 지난해 사상 첫 600만 관중을 넘어 올시즌에는 715만 6157명의 관중이 경기장을 찾았다. 사상 첫 700만 관중 돌파다.
④ 한국 야구의 전설, 박찬호·이종범 은퇴
올 한 해에만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인물 두 명이 그라운드를 떠났다. 우선 올시즌을 앞두고 한화 유니폼을 입은 '코리안특급' 박찬호는 시즌 내내 화제를 일으켰다. 비록 팀 전력이 약해 겉으로 드러난 성적은 아쉬움을 남겼지만 야구장 안팎의 생활은 많은 이들에게 귀감이 됐다. 박찬호는 시즌 종료 후 내년 시즌 현역 연장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지만 결국 은퇴를 선언했다.
정규시즌에 앞서서는 이종범이 은퇴를 했다. 이종범은 시범경기까지만 하더라도 선수로 뛰었지만 전력 외 판정을 받자 미련없이 은퇴하기로 했다. 이후 이종범은 KIA와 껄끄러운 관계가 되기도 했지만 성대한 은퇴식을 통해 그동안의 서운한 감정을 씻었다. 시즌 종료 후에는 한화 코칭스태프로 제 2의 야구인생을 시작했다.
⑤ 삼성, 2년 연속 통합 우승
2012 프로야구 역시 삼성 전성시대였다. 삼성은 2011년에 이어 2012년에도 정규시즌에 이어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며 2년 연속 통합 우승을 일궈냈다. 통산 6번째 우승.
시즌 전부터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 삼성은 시즌 초반 주춤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이내 안정된 전력을 과시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삼성은 이렇다 할 전열 이탈이 없기에 내년 시즌에도 우승 후보 0순위로 꼽히고 있다.
⑥ 김응룡 감독, 9년 만에 현장 복귀
올해도 어김없이 각 팀 감독들의 수명은 부질 없었다.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물러나는 경우가 다반사였으며 특히 한대화 감독과 김시진 감독은 시즌 중 물러나는 아픔을 겪었다.
이어지는 감독 교체 속에 깜짝 소식도 들려왔다. 2004년 삼성 감독을 끝으로 현역에서 물러난 듯 했던 김응용 감독이 현장에 복귀한 것. 더불어 김성한 수석코치, 이종범 코치 등 예전 해태 영광을 함께했던 인물들로 코치진을 갖췄다. 김 감독이 류현진도, 박찬호도 없는 상황에서 팀을 어떻게 꾸려갈지 관심이 가는 대목이다.
⑦ 프로야구 경기조작, 박현준·김성현 제명
프로야구에 좋은 소식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특히 경기조작 사건은 프로야구 전체를 휘청이게 했다. 그 결과 올시즌 LG 선발 한 축을 맡을 것으로 예상됐던 박현준과 김성현이 영구제명됐다. 이들은 지난해 '1회 고의볼넷' 등으로 경기를 조작, 브로커로부터 건당 수백만원의 사례를 받은 혐의가 인정됐다.
⑧ 양승호 전 롯데 감독, 입시비리로 구속
충격은 시즌이 끝난 뒤 다시 한 번 찾아왔다. 호인(好人)으로 소문난 양승호 전 롯데 감독이 '입시 비리'로 인해 구속됐기 때문. 양승호 감독은 롯데 감독으로 부임하기 전 맡았던 고려대 감독 시절 입시 청탁에 대한 대가로 수억원을 받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양 감독은 입시 청탁과 함께 돈을 받고 학생을 입학시킨 혐의(배임수재)로 구속됐다. 겉으로 보이는 모습만으로는 모든 것을 알 수 없다는 교훈과 함께 아마추어 야구의 현실을 다시 한 번 알려줘 씁쓸한 뒷맛을 남기게 했다.
⑨ 박병호, 2012 프로야구 최고의 선수 등극
2011년 후반, 넥센 이적 후 그가 보여준 활약이 결코 깜짝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했다. 올해 프로야구에는 박찬호, 김병현, 이승엽, 김태균 등 해외파들이 대거 돌아왔지만 주인공은 따로 있었다.
오랜 시간 유망주에 머무르던 박병호는 잠재력을 폭발시키며 데뷔 이후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덕분에 1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는 물론이고 정규시즌 MVP까지 올랐다. 연봉 역시 255% 인상된 2억 2000만원에 재계약을 체결했다.
⑩ 고양 원더스, 한국 야구에 새로운 바람
2012 프로야구의 관심은 1군에만 한정되지 않았다. 9구단으로 창단한 NC와 함께 또 다른 팀이 퓨처스리그에 참가했기 때문이다. 국내 첫 독립 야구단인 고양 원더스가 그들이다.
김성근 감독을 비롯한 화려한 코치진을 구성한 고양 원더스는 자신들의 목표였던 프로 선수 배출을 5명이나 해내며 기대 이상의 성과를 올렸다. 불과 1년 사이에 패자들의 희망이 됐다. 이제 김성근 감독은 "1군에서 활약할 선수를 만들겠다"고 밝히고 있다.
[LA 다저스와 계약을 체결하며 국내 프로야구 첫 메이저리그 직행 선수가 된 류현진(첫 번째 사진), 박찬호의 은퇴 기자회견 장면(두 번째 사진), 2012 정규시즌 MVP에 오른 넥센 박병호(세 번째 사진). 사진=gettyimagesKorea/멀티비츠, 마이데일리DB]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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