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4강, 준우승, 그리고….
한국 야구의 새로운 도전. 바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우승이다. 2006년 WBC에서 4강에 진출한 한국은 2009년 준우승으로 국제 경쟁력을 인정 받았다.
과연 올해는 어떨까. 한국은 1라운드에서 B조에 포함돼 있다. 대만, 네덜란드, 호주와 함께 일전을 벌이는 한국은 현지 시각으로 3월 2일 네덜란드와의 조별 예선을 시작으로 여정에 나선다.
1라운드에서 각 조 1,2위가 2라운드에 진출한다. 한국이 2라운드 진출시 A조 1,2위와 맞붙게 되는데 일본, 쿠바와 만날 가능성이 크다. 역시 2위 안에 들어야 4강에 진출할 수 있다.
▲ 항상 위기에 강했던 한국
역대 WBC에서 강한 면모를 보인 한국이었지만 올해 역시 '위기론' 속에 출발한다.
가장 먼저 불참을 선언한 선수는 봉중근(LG)이었다. 봉중근을 대신할 선수는 장원준(경찰청)이다. 2011년 롯데에서 15승을 거두며 에이스 노릇을 했지만 올해 그가 상대한 타자들은 퓨처스리그 선수들이었다. 군 복무 중인 장원준이 1군에서의 공백을 넘어 세계 무대에서 날개를 펼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차세대 일본 킬러'로 떠오르던 김광현(SK) 역시 불참이 확정됐다. 역시 부상 여파다. 메이저리그 진출을 확정 지은 류현진(LA 다저스)은 빅리그 적응을 위해 WBC 불참을 택했다. 올 시즌 후 FA 자격을 얻는 추신수(신시내티)는 새 팀에서의 적응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WBC에 나서지 않는다. 홍상삼(두산)과 김진우(KIA)도 부상 때문에 출전이 좌절됐다.
류중일 대표팀 감독과 KBO 기술위원회는 서재응(KIA), 차우찬(삼성), 이용찬(두산), 손아섭(롯데)을 대신 뽑았지만 성에 차지 않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한국은 늘 위기를 기회로 만든 팀이었다. 특히 2009년에는 '대위기' 속에서 출발했던 한국이었다.
감독 선임부터 불협화음을 낸 끝에 김인식 감독이 재추대됐고 클리블랜드가 추신수의 출전을 반대하는 바람에 적잖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다. 여기에 '국민 유격수' 박진만(SK)이 빠지게 되는 수난을 겪었다.
설상가상으로 일본전을 위해 준비한 김광현이 일본과의 첫 경기에서 대량 실점하고 무너졌다. 그러나 '봉의사' 봉중근이 새로운 일본 킬러로 떠올랐고 정현욱(LG)이 오가사와라 미치히로를 3구 삼진으로 잡는 등 '국민 노예'로 화려하게 등장할 줄은 아무도 몰랐다.
WBC에 첫 출전하는 선수들 가운데 아직 국제대회 검증을 마치지 못한 선수들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단기전에서는 언제든지 깜짝 스타의 출현이 가능하다.
한국은 올림픽과 WBC 등 국제 대회를 거치면서 수확한 경험과 자신감을 갖고 있으며 대회 이전에 합동 훈련을 실시하는 등 다른 나라들보다 철저한 준비 기간을 갖기에 어느 나라와 만나도 쉽게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왔다. 주요 선수들의 불참만 놓고 아직 섣부른 판단을 하기엔 이르다.
▲ 빅리거 불참 행렬 속 WBC 진짜 모습은?
추신수와 류현진이 불참하는 한국은 메이저리거 1명 없이 '해외파'로는 이대호(오릭스)가 유일하게 참가하게 됐다.
그러나 이러한 위기는 한국에게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일본도 스즈키 이치로(뉴욕 양키스), 다르빗슈 유(텍사스), 이와쿠마 히사시(시애틀) 등 메이저리거 전원이 모두 불참하기로 결정했다. 대만은 천웨인(볼티모어)이 불참해 나라를 대표할 에이스를 내세우지 못하게 됐다.
문제는 왜 세계 최고의 야구 대회를 표방하는 WBC에 주요 선수들의 불참 행렬이 이어지느냐는 것이다.
우선 개최 시기의 문제다. WBC는 3월에 열린다. 3월은 스프링 트레이닝과 시범경기 등을 통해 한 시즌을 위한 담금질과 동시에 실전 감각을 익혀 4월부터 펼쳐지는 정규시즌을 대비하는 아주 중요한 시간이다. 이러한 기간 동안 국제 대회가 펼쳐지는 것이 어쩌면 넌센스로 느껴지기도 한다.
또한 WBC라는 대회가 아직 축구의 월드컵처럼 진정한 국제 대회로서 자리를 잡지 못한 점이다. 이제 3회 대회를 앞둔 만큼 역사가 짧다보니 시행착오를 겪을 수밖에 없고 국제적인 인지도도 낮을 수밖에 없다.
각 나라를 대표하는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참가하지 않는다면 세계 최고의 야구 대회로 성장한다는 건 그야말로 어불성설이다. 아직 WBC는 열리지 않았지만 선수단 구성에 차질이 생기는 것만으로 WBC의 한계를 엿볼 수 있다.
한국을 포함해 각 나라들의 최종 엔트리는 확정되지 않았다. 과연 최고의 선수들이 얼마나 등장할 수 있을까. 그리고 그들이 자웅을 겨루는 모습을 통해 WBC의 품격은 올라갈 수 있을까.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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