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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최두선 기자] "세상에 이런 날도 있군요."
31일 오후 8시 50분 서울 마포구 상암동 SBS 프리즘타워에서 열린 2011 SBS 연기대상에서 영예의 대상을 수상한 배우 손현주의 소감이다.
손현주가 데뷔 21년만에 첫 연기대상의 영광을 안았다. 손현주는 지난 2010년 SBS 연기대상에서 연속극 부문 남자 최우수연기상을 받은 적이 있지만 대상은 이번이 처음이다.
손현주는 '추적자'에서 강력반 형사 백홍석 역을 맡아 딸을 잃은 아버지의 슬픔을 진실된 연기력으로 표현했다. 손현주의 실감나는 연기는 '진짜 연기'에 목말라 있던 시청자들의 갈증을 해소했다. 특히 손현주의 연기는 현실감 있는 극 전개, 사회 비판적 소재 등과 맞물려 더욱 빛을 발했고, 한류 스타나 아이돌 스타 한 명 없이 명품 연기력만으로도 드라마가 성공할 수 있다는 걸 증명했다.
이날 소감을 위해 무대에 선 손현주는 "세상에 이런 일도 있구나. 해가 서쪽에서 뜨겠다. 지난 여름 5월부터 7월까지 참 많이 뛰었다"며 "우리 드라마가 관심이나 기대를 못 받았던 것은 사실이다. 촬영하는 내내 우리 드라마에는 없는게 너무 많다는 얘기를 들었다. 아이돌이 없고 스타가 없어서 죽기 살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랬다. '추적자'의 미래는 불투명했다. '추적자'는 송승헌의 MBC 드라마 '닥터진', 장동건의 SBS 드라마 '신사의 품격'과 함께 5월 제작발표회를 가졌다. 그 사이에서 '추적자'는 더 외면받았다. 손현주, 김상중, 박근형, 김성령 등 실력파 배우들의 포진과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의 공감대 가는 내용 전개에도 불구하고 '추적자'에 대한 대중의 반응은 무관심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손현주의 대상은 남다른 의미를 가진다. 손현주의 수상은 단순히 주목받지 못하던 배우의 반란으로 보기엔 내재된 의미가 많다. 시청자들이 더 이상 인기에 국한되지 않고 연기력과 작품성을 중요시 한다는 것이 손현주의 대상으로 입증됐다. 이는 시청률, 돈에 끌려갈 수 밖에 없는 드라마계의 현실에서 한줄기 빛으로 다가온다.
1991년 KBS 14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한 손현주는 20여년간 수많은 단막극을 오가며 묵묵히 연기했다. 그의 진정성이 '추적자'라는 좋은 작품을 만나 시청자들에게 전달됐다. 이제 손현주는 더 이상 연기만 잘 하는 배우가 아니다. 그를 보며 많은 배우들이 힘을 얻고 내실있는 연기로 대중에게 다가올 것이다.
손현주는 수상소감 말미 "우리 드라마가 사실 변방이었다. 정말 고맙다. 2013년도에는 다른 드라마로 진정성을 가지고 천천히 깊숙히 다가가겠다"고 앞으로의 포부를 밝히며 "각자 맡은 일에서 최선을 다하는 수많은 개미들과 이 수상의 영광을 같이 하겠다. 감사하다"고 울먹였다. 눈물어린 손현주의 고군분투가 이번 대상으로 인해 큰 힘을 얻어 드라마 발전에 기여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배우 손현주. 사진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최두선 기자 su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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