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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고양 김진성 기자] “코트에서 뛰는 외국인이 1명이긴 하지만…”
고양 오리온스 리온 윌리엄스. 그는 트라이아웃에서 2라운드에 뽑혔다. 활약은 어지간한 1라운드 선수보다 훨씬 낫다. 27경기서 평균 16.7점(5위), 11.8리바운드(1위)로 맹활약 중이다. 평균 30분 56초를 출장하며 이 부문에서도 외국인 선수 1위다. 1라운드에서 뽑았던 테런스 레더가 갑작스럽게 한국을 떠난 상황. 윌리엄스는 처음엔 5~10분 출전할 지 알고 KBL에 입성했으나 레더가 떠난 뒤 마음가짐을 새롭게 할 수밖에 없었다. 오리온스는 지금까지 그의 활약에 엄지손가락을 세운다.
그는 1일 삼성전서 17점 17리바운드로 제 몫을 충분히 해냈다. 연일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지만, 경기 후 인터뷰실엔 처음으로 들어왔다. “섭섭하지 않다. 팀이 이기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라는 그는 “2라운드에 뽑혀서 솔직히 서운한 건 있었다”라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이어 “혼자 코트에서 뛰는 게 생소하다. 태풍이와 얘기를 많이 하지만, 외국인이 코트에 나 혼자라는 게 좀 생소하다”라고 했다.
아무래도 낯선 한국 땅에서 홀로 외국인선수로 지낸다는 게 쉽지 않다. 유럽 등 타 리그엔 여러 인종이 섞여 뛰는 데 비하면 더더욱 그렇다. 그는 “태풍이가 농구에 필요한 한국 단어를 가르쳐 준다”라고 했다. 이날 경기 도중 전광판 영상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를 어눌하게 말하며 팬들에게 큰 웃음을 안겼다. 전태풍은 “제가 카메라 뒤에서 스케치북에 영어로 써서 들고 있었던 것이다. 그냥 보고 읽은 것”이라며 기자들을 웃겼다. 아직 단어 몇 가지만 구사하는 수준이라고 한다.
윌리엄스는 “레더가 나간 뒤 마음가짐이 달라졌다. 처음에 한국에 올 때 분명히 내 역할을 알고 있었고 1라운드에 테런스 테러라는 좋은 선수가 뽑혀서 출전 시간이 적을 것이라 알고 있었다. 5분, 10분, 15분이든 최선을 다하겠다고 마음을 먹었다”라고 회상한 뒤 “레더가 나가고 스캇 매리트가 와서 지금은 전혀 다른 역할을 하고 있고 그렇게 해야 한다고 인지하고 있다”라고 했다. 그는”매리트에겐 공격적으로, 자신감 있게 하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라고 여유있게 말했다.
그는 올 시즌 KBL에서 최고 외국인 선수로 거론되는 에런 헤인즈를 언급했다. “가장 까다롭다. 다른 외국인선수는 사이즈도 비슷하고 스타일도 비슷해서 상대하는 데 큰 문제는 없다”라면서 “에런은 더 슬림하고 빨라서 막기가 어렵다”라고 했다. 이어 “리바운드를 잘 하는 비결은 특별한 건 없다. 자리를 잘 잡고 먼저 리바운드를 잡으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심판의 콜에도 적응을 하고 있다. 체력적으로 문제가 없다”라며 선전을 다짐했다.
윌리엄스는 차분하게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그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묵묵히 받아들이고 있고 자신감도 보여줬다. 추일승 감독도 그를 믿고 기용하고 있다. 우승후보라는 팀은 중간 반환점을 돈 현재 5할도 되지 못하는 성적으로 아쉬움을 남겼지만, 윌리엄스는 복덩이임이 틀림없다.
[슛을 시도하는 윌리엄스. 사진 = 마이데일리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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