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속상한 것은 전혀 없습니다"
변기훈(서울 SK)의 올시즌 성적은 프로 무대에 데뷔한 2010-2011시즌 이후 가장 저조하다. 27경기에서 경기당 15분 정도를 뛰며 5.6점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경기당 7.8점을 올린 데뷔 시즌, 그리고 경기당 7.2점을 올린 지난 시즌보다 떨어진 수치다.
하지만 변기훈의 팀내 공헌도가 줄어든 것은 전혀 아니다. 그리고 변기훈 역시 떨어진 기록 속에서도 기분 좋은 나날을 보내고 있다. 팀이 단독 선두를 달리며 쾌속 질주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SK는 3일 열린 인천 전자랜드와의 경기에서 74-66으로 승리하며 7연승을 달렸다. 이는 2001-2002시즌 11연승 이후 팀내 최다 연승이다.
소속팀 SK의 이러한 풍경은 데뷔 시즌만 하더라도 상상할 수 없는 모습이었다. 최근 몇 년간 SK는 화려한 선수 구성에도 불구하고 '모래알 조직력'이란 말을 들으며 매년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 못했다. 변기훈의 활약 역시 빛이 바랠 수 밖에 없었다.
올시즌은 전혀 다르다. SK는 어느팀보다도 톱니바퀴 같은 조직력을 선보이며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김선형, 최부경 등 젊은 선수는 그들대로, 박상오, 김동우 등 베테랑 이적생들은 또 자신들대로 자신의 위치를 충실히 해내고 있다. 여기에 문경은 감독의 '형님 리더십'까지 합쳐지며 SK는 사상 첫 정규리그 우승에 한걸음씩 다가가고 있다.
선수들이 모두 제 몫을 하는 바람에 변기훈의 입지는 지난 두 시즌에 비해 줄어든 것이 사실이다. 첫 시즌에는 경기당 24분 24초, 지난 시즌에는 21분 54초를 뛰었지만 올시즌에는 14분 38초에 그치고 있다.
그럼에도 변기훈은 짧은 시간을 활용해 팀에 공헌하고 있다. 변기훈은 많지 않은 경기 출장시간에도 불구하고 경기당 1.2개의 3점포를 터뜨리고 있다. 이는 지난 시즌과 같은 수치다. 3일 전자랜드전 역시 다르지 않았다. 변기훈은 경기 초반 3점슛 3방을 연이어 터뜨리며 경기 분위기를 SK쪽으로 가져오는데 큰 공을 세웠다.
변기훈은 출전시간이 줄어들어 슛 감각을 유지하는 것이 어렵지 않느냐는 물음에 "슈터로서 언제든 한 방을 넣을 수 있는 몸이 돼 있어야 한다. 벤치에 들어가도 몸은 항상 풀고 있기 때문에 괜찮다"고 밝히며 "그리고 슛은 자신감인 것 같다"라는 생각을 덧붙였다.
변기훈은 어린 나이지만 팀을 먼저 위하는 모습도 보였다. 그는 출전시간에 대해 "속상한 것은 전혀 없다"며 "출전시간이 줄어들더라도 팀이 1위를 하는 것이 훨씬 좋다. 져서 잘하는 지는 팀의 잘하는 선수일 뿐이지만 이기면 보너스도 나오지 않느냐"고 웃었다.
비록 출전시간은 줄어들었지만 달라진 팀 성적 덕분에 변기훈의 소금과 같은 역할도 빛이 나고 있다. 변기훈의 행복한 나날이다.
[서울 SK 변기훈(오른쪽). 사진=KBL 제공]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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