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직
[마이데일리 = 고경민 기자] 가수 박완규가 최근 잇달아 세상과 작별한 선배가수 고(故) 홍종명과 고 김성태를 추모했다.
박완규는 3일 서울 마포구 합정동에 위치한 한 연습실에서 기자와 만나 “고 홍종명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노래 잘하는 가수 TOP10 안에 들었던 가수였다. 하지만 그는 노래만 잘했던 무명가수였다”며 고인을 회상했다.
박완규는 고 홍종명과 지난 2000년 드라마 ‘성난 얼굴로 돌아보라’의 OST곡 ‘기다림에 지친 너에게’를 함께 작업하며 처음 인연을 맺었다. 두 사람은 경기도 평택의 이웃이기도 하다.
그는 “형은 성량도 크고 음색도 좋고 음역도 넓고 노래 잘하는 가수로는 항상 꼽히던 사람이었는데 이상하게 잘 안 풀렸다. 어찌보면 사람이 너무 착했던 것 같다. 시쳇말로 ‘저 사람은 음악밖에 몰라’라고 하는데 정말 노래하는 것 밖에 몰랐다. 사실 그 형이 참여했던 OST들이 어마어마한데 말이다. 요즘 시장은 누가 먼저 조명해주기 전엔 스스로 빛을 발하기 힘든 현실이다. 나 또한 같은 입장이었는데 운이 좋았다”고 말했다.
또 다가오는 자신의 새해 첫 단독 콘서트에서 그를 기리는 노래를 부르고 생전 고인과 막역했던 가수 이범학, 고한우, 박상민, 신효범, 자전거 탄 풍경 등과 추모 앨범도 계획 중이다.
“비록 돌아가시긴 했지만 형은 생전에 노래로 좋은 에너지를 끼쳤고 가시는 순간까지도 장기를 전부 기증하며 음악적으로나 인간적으로나 성공한 사람이다. 늦게나마 그의 음악을 살리자는 취지에서 형의 동료들과 함께 참여하게 됐다.”
심은하, 이병헌 주연의 ‘아름다운 그녀’ 주제곡 ‘내가 가야할 길’, ‘해피 투게더’ OST ‘기억해 줘’, ‘맨발의 청춘’ 주제가 ‘단 한번의 사랑’ 등을 내며 OST 가수로 각광받았던 고인은 최근 뇌졸중으로 세 차례 수술을 받았지만 다시 뇌출혈로 쓰러지며 끝내 뇌사판정을 받았다. 평소 독실한 크리스찬인 그의 뜻에 따라 지난달 28일 오후 장기기증 수술이 진행됐으며 31일 영면했다.
앞서 지난해 11월 22일에는 록밴드 부활의 전 드러머 고 김성태가 별세하기도 했다. 그의 사망 소식에 고인의 빈소에는 부활의 역대 멤버들을 비롯해 신촌 블루스, 강산에 등 아주 오래간만에 옛 동료들이 모여들었다.
박완규는 지난달 2일 방송된 MBC ‘나는 가수다2’ 가왕전에서 고인이 처음 박완규의 부활 입단 당시 권했던 조용필의 노래 ‘비련’을 부르며 그를 추모하기도 했다.
박완규는 “요즘 유독 40대 뮤지션 형들이 세상을 일찍 떠났다. 한창 때인데도 유명을 달리한 것은 아마 음악이 공급이 안돼 안으로 스트레스를 받고 술도 마시고 너무 작업에만 몰두하다 보니 건강 관리를 잘하지 못해서 그런 것 아닌가 싶다. 특정 대형 기획사들이 방송 및 무대를 독식하고 있고 그 여전한 불균형이 낳고 있는 것은 진짜 뮤지션이었지만 빛도 못보고 40대에 생을 마감하는 지금의 현실이다”라며 씁쓸해했다.
끝으로 “사실 그들은 지금의 내 입장과 크게 틀리지 않았다. 난 단지 유독 어느 순간 좋은 기회가 주어져서 이렇게 조금 더 알려지게 된 것 뿐이다. 운이 좋게 살아남아 있는 내가 그들이 추구했던 음악을 앞으로나마 들려주고 싶다”고 말하는 그의 모습에 후배로서 책임감이 엿보였다.
박완규는 오는 19일, 20일 양일간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내 올림픽홀에서 새해 첫 단독 콘서트 ‘리와인드’를 개최한다. 공연 수익금의 일부는 기부할 예정이다.
[박완규. 사진 = 라디오스타 제공]
고경민 기자 goginim@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