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한화가 시무식을 사실상 생략했다.
삼성과 두산을 제외한 7개 구단이 7일 일제히 시무식을 갖고 2013시즌에 돌입했다. 한화도 이날 공식적으로 2013년 일정을 시작했다. 그런데 한화는 따로 거창하게 시무식을 거행하지 않았다. 지난 5일 류현진의 환송회 현장에서 한화 관계자는 “우리팀은 따로 시무식을 하지 않는다. 대신 바로 서산으로 넘어간다”고 했다.
한화는 7일 곧바로 서산전용연습구장에서 강훈련에 들어갔다. 훈련만이 살 길이라고 본 김응용 감독의 결단이다. 한화는 12일까지 서산에서 훈련을 한 뒤 13일과 20일에 차례로 일본 오키나와에 스프링캠프를 차린다. 5일 정도가 남아있지만 그마저도 효율적인 훈련을 위해 재빠른 서산행을 택했다. 어떤 팀은 요소요소에 선수가 넘쳐나지만 한화는 그렇지 않다.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꿔야 한다.
▲ 5선발 주인공은 누구
당면 과제는 역시 5선발이다. 한화는 박찬호와 류현진이 빠져나가면서 선발진이 크게 약화됐다. 김혁민, 대니 바티스타, 대나 이브랜드가 1~3선발을 구성하고 유창식이 4선발로 들어설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김응용 감독은 여전히 5선발 주인공을 찾지 못했다. 안승민도 선발로 들어갈 수 있지만 지난해 막판 마무리로 돌아선 뒤 좋은 모습을 보였기에 굳이 다시 선발로 끌어올리는 건 모험이다. 또한 안승민이 마무리를 해주지 않으면 불펜도 약화된다.
불펜엔 지난해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송창식이 버티고 있다. 또 지난해 주춤했던 좌완 박정진이 살아날 경우 좌우 구색을 갖출 수 있다. 또 다른 좌완 마일영까지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금상첨화다. 선발진에 비해 그림과 계산이 나오는 편이다. 선발진 후미만 정리되면 된다. 김응용 감독은 이름값, 나이에 얽매이지 않은 채 5선발 후보를 찾고자 한다.
▲ 테이블세터 구성은 어떻게 되나
한화는 장성호가 롯데로 떠났지만, 김태완, 김태균, 최진행으로 이어지는 강력한 클린업트리오를 가동시킬 예정이다. 문제는 1~2번 테이블세터다. 묵직한 중심타선도 밥상이 차려지지 않으면 효과가 반감된다. 좀처럼 답이 나오지 않고 있다. 지난해 막판 오선진과 하주석이 두각을 드러냈으나 아직 경험이 부족해 풀타임을 기복 없이 버텨낼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확신이 서지 않는다.
김 감독의 시선은 젊은 선수들을 향해있다. 지난해 마무리훈련 때부터 김 감독은 “젊은 타자들을 키워야 해. 꾸준히 경기에 내보내야 실력이 늘어”라고 강조했다. 전현태, 양성우, 이학준, 이상훈 등은 하위타선에 들어갈 수도 있지만, 한화의 미래를 위해서라면 테이블세터를 꿰찰 수도 있는 젊은 피들이다. 강동우, 추승우, 고동진 등 베테랑들도 잠재적인 후보군이다.
▲ 젊은피들 얼마나, 어떻게 자리잡나
김응용 감독은 2년 계약을 했다. 하지만 누가 봐도 올 시즌 4강 싸움은 쉽지 않아 보인다. 결국 올 시즌 최대한 정비를 한 다음 내년에 진검승부를 걸어본다는 계산을 할 수 있다. 젊은 선수들이 김 감독이 생각한대로 강훈련을 따라와줘야 한다. 지난해 서산 마무리훈련에서 개그 듀오라고 소개한 장신 투수 김주, 이태양, 소고기 50만원어치를 사줬다는 조지훈과 김강래 등 젊은 투수들과 타격 실력을 높게 평가했던 포수 한승택 등이 실제로 1군에 통할 수 있는 실력을 갖출 것인지가 관건이다.
김 감독의 선수 보는 지론은 예나 지금이나 한결같다. 젊은 선수들은 무조건 잘 먹고 많이 움직여야 한다. 덩치 큰 선수들이 한 시즌을 잘 버틴다는 철학에 변함이 없다. 아무래도 투수, 야수 모두 신체조건이 좋은 선수가 먼저 기회를 잡을 가능성이 크다. 젊은 선수들은 선발진과 불펜에 예비자원으로 합류해야 하고 테이블세터와 대수비, 대주자로서도 활약이 필요하다.
아직은 물음표 투성이다. 지난해 한화는 끝내 물음표에 대한 해답을 내놓지 못한 채 시즌 초반부터 최하위권을 전전하다 허무하게 시즌을 마쳤다. 올 시즌엔 어떻게든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꿔야 한다. 누가 봐도 느낌이 팍팍 올 수 있는 선수가 요소요소에 나타나줘야 한다. 시무식조차 사실상 생략하고 강훈련에 돌입한 한화의 비장한 2013시즌이 시작됐다.
[한화 선수들(위)과 김응용 감독(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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