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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고양 김진성 기자] 그녀도 남들을 부러워할 때가 있었다.
장미란은 2002년부터 2012년까지 10년간 태릉선수촌에서 훈련했다. 종목을 불문하고 많은 선수들을 사귀었다. 선, 후배 가릴 것 없이 사람과의 인연을 소중하게 여겼다. 그런 그녀는 ‘태릉 최고 인기녀’로 통했다. 워낙 베푸는 걸 좋아하고 기자들과 팬들, 다른 선수들에게도 친절했기 때문이었다.
그런 장미란도 남들이 부러울 때가 있었다. 쉬운 운동은 없지만, 장미란 역시 운동이 뜻대로 풀리지 않을 때 다른 종목 선수들을 부러워했다고 한다. “역도보다 쉬워 보였다. 방황했다”라고 웃은 장미란은 이내 마음을 고쳐먹었다고 한다.
“역도선수로서 갖고 있는 신체 조건이 다른 운동을 했다면 발휘되지 않았다는 생각을 했다. 다른 선수를 부러워하니까 내 운동이 안 됐다. 하기로 선택한 역도 선수생활이 방해가 된다고 생각이 들었다. 오히려 그럴수록 절제하면서 규칙적인 생활을 했다”라고 했다. 이어 “선수들은 좋은 날과 힘든 날이 오기 마련이다. 그런 모든 시간을 견딜 수 있어야 한다. 안 좋은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나아갔다. 노력했기 때문에 좋은 생각을 할 수 있게 됐다”라고 했다.
그때 장미란은 다른 선수들에게 마음을 본격적으로 열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러니 다른 선수들도 마음을 열었고, 서로 추억을 쌓다 보니 선수생활을 하는 힘이 됐다는 설명을 했다. “2002년에 태릉에 들어가서 10년간 한번도 나오지 않고 생활했다. 오랫동안 그 자리에 있어서 친숙한 느낌이 있다. 외모 자체가 불편하지 않고 편안하게 생긴 것도 한 몫했다”라고 했다.
이어 “다른 선수들과 교류를 하면서 조언을 얻었고 선수 생활을 하는 데 힘이 됐다. 여자선수들과는 숙소나 사우나에서 얘기하면서 친해졌다. 잘생긴 남자 후배들이 밥을 사달라고 하면 기분이 좋았다. 태릉에 있었던 동기부여가 됐다. 선수촌에서 인연을 맺은 선후배들이 큰 자산이고 그 선수들과 끝까지 인연을 맺고 싶다. 다들 잘 됐으면 좋겠다”라고 동료 선, 후배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보냈다.
그녀는 지금 이 순간이 소중하다고 했다. 현재에 충실 하는 게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그래서 고민 끝에 은퇴를 결정했다. 또 팬들의 사랑을 돌려주겠으며, 새로운 도전을 펼치겠다고 동료들과 팬들에게 약속했다. 장미란은 “런던올림픽 이후에 보낸 시간이 기억에 남는다. 올림픽 이후 어떤 선수보다 참 많은 사랑을 받는 선수였다는 걸 가슴 깊이 느꼈다”라며 “일반인으로 돌아가면 고민을 해야 한다. 하고자 하는 꿈과 도전을 준비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선수생활을 하면서 누려보지 못했던 걸 충실히 해야 한다. 30대 일반 여성으로 돌아가서 매 순간마다 더 많이 노력을 하겠다”라고 했다.
태릉 인기녀에서 세계최고 역도선수로 발돋움했던 장미란. 다른 선수들에게 마음을 열고, 팬들의 사랑을 느끼며 감사함을 가졌던 게 바벨을 힘차게 들어올려왔던 원천이었다. 은퇴를 선언한 이 시점부터 일반인, 31세 여자 장미란으로 돌아간다. 자신이 받은 사랑을 되돌려주기 위해 새로운 도전에 나설 장미란의 삶이 기대된다.
[장미란. 사진 = 고양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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