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한국농구, 심판문제 대책이 필요하다.
또 심판 관련 문제가 발생했다. 지난해 12월말 윤호영 심판과 KGC의 욕설 논란에 이어 지난 10일 고양에서 열린 오리온스-KT전서도 막말 논란이 일어났다. KT 전창진 감독이 3쿼터 도중 오리온스 리온 윌리엄스의 공격자 3초룰 위반이 아니냐는 항의에 최한철 심판이 “뭐요”라고 말한 것이 문제의 발단이 됐다.
▲ 현장과 심판의 극에 달한 불신
해석하는 뉘앙스가 달랐다. 전 감독은 최 심판의 “뭐요”에 감정이 섞여 있다고 봤다. 전 감독이 이에 발끈하자 최 심판은 곧바로 테크니컬파울을 선언했다. KT는 이건 도저히 아니라고 받아들이고 있다. 다른 대부분 팀도 마찬가지 입장이다. 판정에 대한 설명은 심판의 의무인데 감독이 언성을 계속 높이기만 하면 심판이 테크니컬 파울을 준다며 아쉬워한다.
반면 KBL측은 “뭐요”를 단순히 전 감독이 항의를 하는 이유에 대한 말이라 보고 있다. 또 일부 감독들이 경기 중 심판들에게 농구 후배라는 이유로 반말을 하는 등 심판에 대한 존중이 이뤄지지 않는다고 본다. KBL 감독들은 이에 “심판이 판정을 일관성 있게만 한다면”이라고 한다. 서로 상대가 먼저 자신의 입장을 헤아려주길 바란다.
“뭐요”사건의 결론이 어떻게 나든 지금 현장과 KBL 심판부의 불신은 극에 달해 있다. WKBL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12월 23일 안산에서 열린 신한은행과 삼성생명전 직후 신한은행 임달식 감독과 김혁태 심판이 몸싸움을 했고 이 과정에서 김 심판이 욕설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판정 문제가 결국 팬들에게 볼썽사나운 꼴을 연출한 것이다.
▲ 농구팬들이 하나, 둘 떠난다
심판과 감독 모두 사람이다. 순간적으로 흥분할 수 있다. 남녀 프로 16개 구단 감독들을 옹호할 생각은 없다. 확실히 일부 감독들은 심판들을 동네 동생 다루듯 반말을 일삼으며 감정적인 항의를 할 때가 있다. 이 부분은 분명 감독들이 재고해야 할 부분이다.
그러나 현장과 심판의 불신을 바라보는 근본적인 원인은 심판에게 있다는 게 대다수 농구인의 지적이다. 현장에서 만난 농구인 A씨는 “KBL에 자질이 의심될 정도의 심판이 더러 있다”라고 했다. 너무 일관성 없이 판정을 하는 걸 지적한 것이다. 농구인 B씨는 “심판들이 자꾸 보상 판정을 하려는 게 눈에 보인다. 왜 판정에 운영의 묘를 가미하는지 모르겠다. 룰대로만 하면 된다”라고 했다. 한술 더 떠서 농구인 C씨는 ”KBL 심판들은 양반이다. WKBL엔 수준이 더 떨어지는 심판도 있다”라며 혀를 끌끌 찼다.
감독과 심판은 서로 권위를 세워줘야 한다. 아무리 농구판이 선, 후배로 얽혀있더라도 사석이 아닌 이상 공식 경기 중에서는 감독이 후배 심판에게 반말을 해선 안 된다. 당연히 후배 심판들도 감독에게 욕설 혹은 막말을 해선 안 된다. 이렇듯 감독이 심판의 권위를 세워주고 심판도 더 정확한 판정을 내리도록 노력하고 달라져야 한다. 하지만, 지금 KBL, WKBL의 판정 논란은 한, 두 번이 아니다. 이런 판정 논란에 진절머리가 난 농구 팬들이 농구를 외면하고 있다.
▲ KBL, WKBL은 얼마나 노력하고 있나
가장 큰 문제는 KBL, WKBL이 이런 현실을 지적하는 여론에 귀를 열고 있느냐다. KBL은 윤호영 심판과 KGC의 욕설 논란 때 증거 불충분의 이유로 KGC의 주장을 덮었다. WKBL도 김혁태 심판과 임달식 감독의 몸싸움과 김 심판의 욕설 논란 때 임 감독에게 반칙금 백만 원과 1경기 출전 정지를 내렸으나 김 심판에겐 견책과 1경기 출전정지를 내리며 오히려 임 감독에게 큰 페널티를 부과했다. 근본적인 재발 방지보단 KBL과 WKBL이 제 식구 감싸기만 한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재정위원회 혹은 심판설명회의 투명성이 도마에 오른 상태다.
그들도 할 말은 있다. 지난번 KGC와 윤 심판 논란 당시 전화통화를 한 강현숙 KBL 심판위원장은 “심판들도 판정을 일관성 있게 하려고 노력을 한다. 어떤 상황에서도 욕이나 폭언을 하지 않아야 한다고 교육을 철저히 한다. 감독들이 판정 하나에 너무 민감한 것 같다”라고 아쉬워했다. 그러나 그건 심판들의 너무나도 당연한 책무인데 고치고 있고 노력한다고만 해선 안 될 일이다.
그동안 KBL과 WKBL은 심판 문제로 팬들이 농구장을 떠나고 있고 현장의 불신이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는데 근본적인 대책을 세우기 보단 이런 논란만 나오면 여론을 무마시키기에만 급급했다. 단순히 특정 사건의 시시비비를 떠나서 왜 요즘 농구 팬들이 심판 문제로 안타까워하고 있는지, 왜 현장이 불만을 갖고 있는지 종합적으로 검토를 하고 대안을 찾아야 한다. KBL 한선교 총재, WKBL 최경환 총재는 심판 문제에 대한 여론에 실제로 어떤 대안을 갖고 있는지 궁금하다.
[전창진 감독(위), 임달식 감독(아래). 사진 = KBL, W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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