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KT가 진정성과 의지를 보여줄 때다.
KT와 수원이 11일 KBO 이사회에서 10구단으로 사실상 인정받았다. 9개 구단 대표이사들은 10구단 평가위원회의 KT 우세 평가를 존중하겠다고 했다. 이제 다음주 구단주 총회에서 KT의 10구단 창단 승인이 떨어지면 한국야구는 본격적으로 10구단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 KT는 이미 수원야구장 증축에 나섰고, 야구발전기금만 200억을 내며 대대적인 투자에 나섰다.
짚고 넘어가야 할 게 있다. 과연 다음주 구단주 총회에서 KT의 10구단 창단 승인이 떨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있을까. 과거 신생구단 창단 혹은 인수 때는 지금처럼 복수의 기업의 경쟁구도가 아니었기 때문에 해당 기업으로부터 충분한 의지를 읽을 수 있었다. 이번엔 기업 이해관계에 따라 분명 KT보다 부영을 마음에 들어 하는 구단주도 있을 수 있다. 물론 이제까지 이사회에서 결론이 난 결과가 구단주 총회에서 뒤집힌 적이 없었고, KT의 막대한 자금력이 인정을 받은 상황에서 기존 9개 구단 구단주들이 KT를 거부할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KT는 10구단 사업자 자격이 충분하다. 부영이 10구단 유치 최종 프리젠테이션에서 감성적인 면에 호소한 것에 비해, KT는 현실적인 면을 부각했다. 야구발전기금만으로도 이전 케이스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인 200억을 내놓기로 했다. 다음주 구단주 총회에서 결정될 KBO 회원사 가입금은 더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KT가 그마저도 감안하고 200억을 써낸 게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그게 다가 아니다. 경기도와 수원시는 2020년께 서수원권 33만㎡ 부지에 무려 5000억을 투자해 4만석 규모 돔구장을 만들겠다는 구상을 내놓았다. 또 경기도가 인구 40만명 이상의 시와 해당지역 유망 중소기업의 공동신청을 받아 실업야구단 6곳을 창단해 2015년부터 독립리그 선수권 대회를 열겠다고 했다. KT는 이에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문제는 이러한 경기도와 수원시의 약속이 실제로 지켜질 것인가에 대한 의문의 시선이 있다는 점이다. 5000억이란 돈은 공룡기업 KT에도 부담스러운 액수다. 연간 야구단 운영비가 300억 수준이다. 또 실업야구단을 1팀도 아니고 6팀이나 창단하는 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운영 스케일은 다르지만, KT가 농구단 운영에서 보여주는 진정성을 야구단에서도 보여줄 수 있으면 OK다. 이석채 회장은 2010년 국내 최초로 수원에 농구전용 연습경기장 올레 빅토리움의 건립을 이끌어냈다. KT는 이곳을 1군 선수단 숙소와 2군의 홈으로 사용하고 있다. 대부분 전문가는 KT가 농구단 운영을 바탕으로 야구단 운영도 잘 할 것이란 낙관을 하고 있다.
수원시와 KT는 이제 또 다른 출발선상에 섰다. 부산 KT 남자 농구단을 훌륭하게 이끌고 있지만, 농구단과 야구단 운영은 또 다르다. KT는 창단 준비를 하고, 야구단을 운영하면서 부영과의 유치전에서 공약으로 내걸었던 사항과 프로야구의 주인인 팬들에게 한 약속을 지켜야 한다. 그게 바로 진정성이다. 야구 팬들과 야구계는 수원시와 KT가 진정성을 보여줄 것으로 믿는다.
[KT의 10구단 창단 의지. 사진 = KT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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