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시즌 절반을 넘겼다. 하지만 여전히 승수는 5승에 불과하다. KCC가 최소한의 자존심을 지킬 수 있을까.
프로농구 전주 KCC가 최악의 한 시즌을 보내고 있다. KCC는 16일 현재 5승 26패 승률 .161를 기록 중이다. 시즌 초반 부진했던 원주 동부(13승 19패)마저 멀찌감치 달아나며 팀 창단 이후 두 번째 최하위가 확정적이다. 하지만 꼴찌에도 품격은 있는 법. 올시즌 KCC는 역대 꼴찌팀 가운데에도 '역대급' 성적을 올리고 있다.
▲ 예상은 했지만…
KCC는 지난 몇 시즌간 프로농구 강팀으로 군림했다. 시즌 초반 부진하다가도 막판 힘을 내며 플레이오프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여러차례 남겼다.
전통의 명문이지만 올시즌 KCC의 좋은 성적을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지난 시즌에 비해 워낙 전력이 약해졌기 때문. 추승균은 은퇴했으며 하승진은 군 복무를 수행하고 있다. 전태풍도 혼혈 선수 제도로 인해 고양 오리온스로 이적했다. 여기에 유병재와 이중원도 전열에서 이탈했다.
이러한 요인으로 인해 '약체로 바뀐' KCC를 예상할 수는 있었다. 이렇듯 각오는 했지만 현실은 더욱 냉혹했다. 시즌 개막 첫 3경기에서 모두 패한 KCC는 '져주기 논란'이 생겼던 KT전에서 승리하며 시즌 첫 승을 거뒀지만 이내 또 다시 8연패에 빠졌다. 코트 경험이 적은 선수들은 자신의 실력을 마음껏 발휘하지 못했다.
운도 따르지 않았다. 전체 1순위로 뽑은 코트니 심스는 부상으로 인해 시즌 출발을 함께하지 못했으며 분위기를 전환하기 위해 영입한 이한권도 얼마 지나지 않아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다.
반전 계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KCC는 서울 SK로부터 김효범과 크리스 알렉산더를 영입하며 상승세를 탔다. 지난해 12월 30일 오리온스전에 이어 1월 2일 경기에서 창원 LG전에서도 승리하며 시즌 첫 2연승을 거뒀다.
하지만 이러한 분위기도 얼마가지 않아 꺾였다. KCC는 연승 이후 펼쳐진 4경기 중 3경기에서 20점 이상으로 패했다. 김효범이 SK에서 못 펼친 능력을 선보였지만 워낙 공격이 한쪽으로 집중되다보니 그 역시 서서히 지쳐갔다.
▲ 전자랜드 이후 첫 10승 미만 꼴찌팀?
이러한 흐름이 이어질 경우 KCC는 불명예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54경기 체제가 된 이래 두 번째 10승 미만팀이 될 수 있는 것. 프로농구는 2001-2002시즌부터 한 팀당 54경기를 치르고 있다.
54경기 체제에서 처음으로 10승을 올리지 못한 팀은 2005-2006시즌 인천 전자랜드였다. 그 해 전자랜드는 제이 험프리스 감독을 프로농구 첫 외국인 감독으로 영입했지만 성적 부진에 시달린 끝에 최악의 한 해를 보냈다. 8승 46패 승률 .148에 머물렀다. 이는 1998-1999 오리온스(3승 42패 승률 .067)에 이어 두 번째로 낮은 팀 승률이다.
이후 6시즌간 꼴찌팀은 10승을 넘겼다. KCC가 창단 첫 최하위에 머문 2006-2007시즌에도 15승 39패 승률 .278로 올시즌보다는 좋은 승률을 기록했다. 이후 2007-2008 오리온스(12승 42패), 2008-2009 KTF(12승 42패), 2009-2010 오리온스(15승 39패), 2010-2011 오리온스(15승 39패), 2011-2012 삼성(13승 41패)은 모두 10승 이상을 거뒀다.
KCC가 다시 한 번 분위기를 되살리며 10승 고지에 오를 수 있을까.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23경기에서 5승을 거둬야 한다. 현재 흐름이라면 KCC에게는 아주 쉽지만은 않은 기록이다.
희망은 있다. 강병현이 상무에서 복귀하기 때문. 강병현은 2월 1일부터 KCC 유니폼을 입고 뛸 수 있다. KCC가 강병현 효과를 앞세워 최소한의 자존심을 지킬 수 있을지 관심이 간다.
[전주 KCC 허재 감독. 사진=마이데일리DB]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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