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연예
[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MBC 월화드라마 '마의'(극본 김이영 연출 이병훈 최정규) 속 백광현(조승우)의 제왕절개 수술 장면은 외과 수술 절차에 대한 허술한 검증이었다.
14일 오후 방송된 '마의' 30회에서는 청나라에서 사암도인(주진모)의 제자로 의술을 수련한 백광현이 임신한 부태수 딸의 출산을 위해 제왕절개 수술을 하는 장면이 전파를 탔다.
스승인 사암도인은 자신보다 섬세한 백광현이 제왕절개에 적합하다며 그에게 수술을 맡겼다. 결국 긴박한 수술 끝에 백광현은 산모의 자궁을 가르는 과정을 거쳐 산모와 태아 모두를 구하는 제왕절개에 성공했다.
고주만(이순재)의 죽음 이후 수술에 망설임을 가지고 있던 백광현이 사암도인 밑에서 수련한 의술을 증명하며, 위기에 빠진 두 생명을 구하는 숭고한 장면이었지만 의학을 다루는 사극의 수술 장면이라기에는 어설픈 면이 있었다.
기록 상 우리나라에서 실시돼 산모와 아기가 모두 생존 한 최초의 제왕절개는 1909년 대구 계명대 동산의료원에서 진행된 미국인 선교사 존슨 박사의 수술이다. 극 중 배경이 1600년대 중반인 조선 현종 시대를 배경으로 한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실제 역사를 200년 이상 앞당긴 것이다.
물론 역사 속 실존 인물들이 등장하는 사극도 작가의 상상력을 더해 가상의 내용이 추가될 수 있다. 하지만 '마의'의 제왕절개 장면은 1600년대 사람인 백광현이 제왕절개에 관한 지식을 어떻게 알고 있는 것인지, 수술 과정에서 환자를 살리기 위한 최소한의 의학적 여건을 어떻게 갖췄는지에 관한 설명은 없었다.
앞서 지난해 5월 방송된 MBC 드라마 '닥터진'에서는 현대의 외과의사가 1800년대 후반의 시대환경에서 진행하는 외과수술에 설득력을 더하기 위해 극 중 페니실린과 수혈을 위한 장비를 개발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였다. 시청자에게 조선시대에도 외과 수술이 성공할 수 있다고 설득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였다.
방송 후 시청자들은 "수혈도 없고, 수액도 없고, 마취도 안 하고…개복. 항생제도 없이 뱃속으로 손을 집어넣고. 심지어 의사와 간호사는 하다못해 입도 가리지 않고. 너무 하잖아요", "배를 갈랐다면 출혈에 대한 수혈이 필요할 터인데 어떻게 했을까?", "조선시대 침술의 외과술이 과연 임산부 배를 가르고 제왕절개 가능한 것인지?" 등의 반응을 게재했다.
[MBC 월화드라마 '마의'의 제왕절개 장면. 사진 = MBC 방송화면 캡처]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