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미묘한 흐름 변화, 반전에 반전이다.
4라운드 중반에 접어든 프로농구. 5할 승률 이상을 올리고 있는 SK, 모비스, 전자랜드, KGC인삼공사는 확실히 6강은 안정권에 접어들었다. 중, 하위권 팀들처럼 하루 자고 일어나면 순위가 바뀌는 치열한 접전은 아니다. 오히려 순위 간격은 확실하게 벌어져있다.
고민은 있다. 이들도 완전한 전력은 아니다. 꾸준한 행보가 아니다. 최근 들어 상승 흐름과 하강 흐름의 변화가 엿보인다. SK는 연승이 10에서 끊기면서 경기력이 떨어지고 있었으나 최근 반전에 성공했다. KGC는 주전들의 줄부상에 6연패를 당하면서 하위권 추락이 우려됐으나 4연승으로 4위를 지켜내고 있다. 반대로 모비스와 전자랜드는 최근 베테랑들의 체력문제, 몇 가지 전술 전략상의 고민 등이 드러나며 썩 좋은 페이스가 아니다.
상위권 4팀 감독들은 주판알 굴리기에 들어갔다. 포스트시즌까지 내다보고 있다. 확실히 최근 이들의 행보는 엇갈린다. 감독들은 반전에 반전 속 던진 승부수가 향후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계산 중이다. 정규시즌 막판엔 순위 구도가 흔들릴 수 있을 정도의 파급력이 발생할지도 모른다.
▲ SK, 주희정 옵션으로 굳건한 선두독주체제
SK는 11일 KGC에 패배하면서 연승행진이 10에서 멈췄다. 연승과는 별개로 최근 몇 경기서 SK는 내용상 고전했다. 지난해 12월 29일 오리온스전, 지난 9일 모비스전서 SK의 자랑거리인 3-2 드롭존이 사실상 완벽하게 뚫렸다. 지략가로 유명한 추일승 감독과 유재학 감독이 해법을 찾은 것이다. 결국 11일 KGC 김태술의 패스워크를 막지 못해 상승세가 끊겼다.
그냥 선두에 오른 게 아니었다. 16일 오리온스를 완파했다. 결과보다 내용이 더 좋았다. 주희정의 활용빈도를 높였다. 체력 부담이 있는 에런 헤인즈를 3-2 드롭존의 뒷선으로 내렸다. 대신 베테랑 주희정에게 꼭지점을 맡겨 수비를 강화하고 공격에선 김선형보다 한 수 위인 패스워크로 코트니 심스의 공격을 살려주는 테스트를 하고 있다. 김선형의 체력부담도 덜어주고 있다.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 통합우승을 내다본 문경은 감독의 승부수다. 일단 선두독주는 굳건하다.
▲ 모비스, 투가드 시스템과 킬러콘텐츠 고민
모비스는 지난해 12월 13일 KGC에 9연승이 끊긴 뒤 1달간 9승 6패를 기록했다. 상대에 확실한 우위를 보여주지 못한다. 확고한 우승후보라는 평가였지만, 압도적인 경기력은 아니다. 상위권 팀들은 모비스를 어려운 상대로 인식하고 있지만, 진다고 생각을 하지도 않는다.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노리는 모비스에 킬러콘텐츠가 필요하다. 지금은 중간과정이다. 그 해답만 나오면, 모비스는 여전히 무섭다. 만수 유재학 감독이 그냥 두고볼 리는 없다.
구체적으로는, 양동근-김시래의 투가드 시스템이 좀처럼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최근 김시래의 출전시간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경기운영능력이 유 감독의 마음에 들지 않는다. 수비도 고민이다. 30대 초반인 양동근의 체력을 안배하는 효과도 줄어들고 있다. 양동근에 대한 의존도가 더욱 높아졌다. 문태영이 최근 3경기 연속 한자리 수 득점으로 주춤한 것도 눈에 띈다. 슛 성공률이 떨어졌다. 올스타 휴식기를 통해 확실한 정비가 필요해 보인다.
▲ 전자랜드, 베테랑들 체력 안배와 부상문제
전자랜드만큼 올스타 휴식기가 기다려지는 팀이 또 있을까. 주전 대부분 30대 중반을 넘긴 전자랜드는 최근 전반적으로 체력 문제에 시달리고 있다. 최근 10경기서 4승 6패 부진이다. 에이스 문태종의 득점 폭발력도 시즌 초반만 못하고 디엔젤로 카스토의 활약이 미미하면서 리카르도 포웰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리바운드 집중력 문제도 체력과 연관돼 있다는 분석. 블루워커 이현호의 부상 공백에 주태수가 골밑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다는 것에 위안을 삼고 있다.
유도훈 감독의 촘촘한 패턴 플레이도 체력이 뒷받침돼야 하는 상황. 시간이 답이다. 이 팀은 포스트시즌서는 SK와 모비스도 요리할만한 저력이 있다. 개개인의 역량이 뛰어나다. 그렇게 되려면 정규시즌 최소 2위를 차지해서 체력부담을 최대한 덜어내는 게 숙제다. 그러나 최근 부진 속 2위 모비스와의 승차를 좁히지 못하는데다 4위 KGC의 맹추격을 받고 있어 고심이다. 무언가 승부수가 필요하다.
▲ KGC, 주전 줄부상 속 뉴페이스들의 발견
KGC인삼공사의 최근 행보는 미스터리하다. 일찌감치 부상으로 시즌을 접은 오세근에 이어 김민욱, 김일두도 다쳤다. 최현민도 뛰긴 하지만, 부상이 있다. 베테랑 은희석과 김성철 역시 부상. 하지만, 최현민과 정휘량이 의외로 골밑에서 리바운드와 수비 등 화려하지 않은 플레이를 잘 해내고 있다. 이상범 감독이 궁여지책으로 투입한 이원대와 김윤태 등도 김태술의 체력을 종종 아껴주고 있다. 심지어 키브웨 트림의 골밑 분전도 놀랍다. 다만, 후안 파틸로의 페이스가 주춤한 게 고민이다.
6연패 위기 속에서 부상자가 속출하자 어둠의 끝이 보이지 않을 것 같았다. 놀라운 반전이다. 최근 4연승으로 6강 안정권에 들어갔고, 3위 전자랜드를 바짝 추격 중이다. 이미 작년에 포스트시즌 우승이라는 달콤한 경험을 한 상황. 김일두와 김민욱이 시즌 후반 돌아오면 태풍의 핵이 될지도 모른다. 기본적으로 경기운영능력이 뛰어난 김태술이 있어 주변환경만 받쳐준다면 안정적인 페이스 유지가 가능하다. SK, 모비스도 잡아낸 KGC를 포스트시즌서도 무시할 수 없는 이유다.
[경기를 운영하는 주희정(위), 문태종과 문태영(중간), 공을 잡아낸 김태술(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