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경산 김진성 기자] 처음으로 열린 챌린지컵이 막을 내렸다.
삼성생명의 우승으로 끝난 챌린지컵. 지난 13일부터 19일까지 프로 6팀, 대학 7팀, 실업 3팀등 총 16개팀이 경산체육관에서 열전을 펼쳤다. 그동안 경기에 뛸 기회가 적었던 프로팀들의 젊은 선수들에겐 기량 발전의 장이 됐다. 실업 팀과 대학 팀들도 프로와의 격차를 실감했지만, 그들 나름대로는 소중한 경험을 쌓았다.
첫 술에 배가 부를 순 없는 법. 취지는 정말 좋았지만, 아쉬운 점도 지적됐다. 앞으로 이 대회를 어떻게 치를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여자농구의 발전과 화합을 위해서라면 건설적인 대안이 나와야 한다.
▲ 8~9월? 시즌 중? 최적의 대회시기 언제인가
지난해 12월 남자농구 프로-아마 최강전서도 화두는 대회 시기였다. 54경기라는 장기레이스를 치르는 프로팀들은 확실히 시즌 중에 치르는 대회가 부담스러운 눈치였다. 여자농구 챌린지컵도 마찬가지. 대회 특성상 주전선수들이 대거 빠지면서 체력 비축의 기회가 됐지만, 한편으로는 경기감각 실종의 우려도 재기됐다. 또한, 챌린지컵 스케줄을 시즌 중으로 잡은 반대급부로 정규시즌 일정이 빡빡하게 짜였다. 올 시즌 유독 6개구단 감독들은 일정이 빡빡하다고 아쉬워한다.
감독들은 대회 시기에 대해 상반된 의견을 냈다. KB 정덕화 감독은 “시즌 전에 대회를 치르면 언론의 관심을 받기가 힘들다. 시즌 중에 하면 기사라도 하나 더 나간다”라면서도 “시즌 중이면 주전들은 기용할 수가 없다”라고 대회 품질 자체에 한계가 있다고 했다. 삼성생명 이호근 감독은 “노장이 많은 팀은 이 대회를 시즌 중에 치르면 체력비축을 할 수 있고 젊은 선수들을 발굴할 수 있다. 그러나 게임 감각에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라면서 “8~9월엔 연습경기를 많이 한다. 그때 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라고 했다.
고민이 되는 부분이다. 어차피 주전들이 1명만 출전하기 때문에 대회 시기가 그렇게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시즌 전에 대회를 치를 경우 중계방송 일정을 잡기가 쉽지 않다. 이번 대회도 결승전만 SBS-ESPN이 생중계했다. 팬들 입장에선 집중도가 떨어진다. 또한, 챌린지컵 기간에 정규시즌을 치르지 못했지만, 여자농구 전체 일정이 예년보다 늦게 끝나지 않는다. 그만큼 정규시즌 일정이 빡빡해지면서 선수들에게 무리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 대회방식 재검토 필요하다
대회방식에도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 프로팀 감독은 “굳이 프로가 아마추어와 대학을 위해 수준을 낮춰서 경기에 나설 필요가 있나”라고 했다. 프로팀끼리 챌린지컵을 따로 치르는 게 젊은 프로선수들의 기량 성장엔 오히려 도움이 된다는 의미다. 결국 예전의 퓨처스리그 성격으로 대회를 치르는 게 낫다고 본 것이다. 사실 프로팀들과 대학, 실업 팀들의 실력 격차는 확고했다. 이들간의 맞대결서 대부분 2~40점 차가 났다. 프로팀엔 크게 도움이 되지 않았다.
물론 이럴 경우 프로와 아마추어가 화합한다는 대회취지 자체가 무색해지긴 한다. 프로라면 아마추어의 발전을 위해 기꺼이 봉사하는 통 큰 마인드도 필요하다. 하지만, 대회의 품질을 생각하면 영 틀린 말도 아니다. 남자농구와는 달리 여자농구는 프로와 아마의 격차가 더욱 크다는 게 확인됐다. “연습량과 체력에서 차이가 확연하다”는 게 프로팀 감독들의 생각이다.
이밖에 현장과 팬들 사이에선 대회장소를 두고 여자농구 팬들이 적은 지방에서 대회를 치르면 여자농구의 저변을 넓혀서 좋다는 의견과 연고지 팬들의 직접관람이 힘들어진다는 단점도 지적됐다. 프로와 아마추어 모두 경기를 충분히 치를 수 있는 조별리그 및 4강 토너먼트 제도는 대체로 만족스러워했다는 평가였으나 대학, 실업 팀들을 더 많이 참가시키는 게 좋겠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WKBL이 사상 처음으로 마련한 챌린지컵은 팬들과 관계자들에게 호평을 받았다. 이제 여기서 만족하지 말고 대회의 품질을 더욱 고급화시켜야 한다. 여자농구의 발전을 위해서라면 프로와 아마 모두가 공생하는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 솔로몬의 지혜가 필요하다.
[챌린지컵 초대 챔피언 삼성생명 선수들(위), KB 선수들(아래). 사진 = W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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