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혜영, "분량보다는 임팩트 있는 역할 원해" (인터뷰②)

[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브라운관에서 활동하던 배우 정혜영이 스크린으로 활동 영역을 넓혔다. 영화 '박수무당'(감독 조진규)으로 첫 스크린 나들이에 나선 것.

이번 영화에서 정혜영은 주인공 광호(박신양)과 미묘한 러브라인을 형성할 뿐 아니라, (스포일러 때문에 정확히 공개할 순 없지만) 광호가 변화하는데 직접적 혹은 간접적으로 영향을 끼치는 인물 미숙 역을 맡았다.

하지만 중요한 역할임에도 비중에 비해 출연분량이 적은 게 사실. 이에 정혜영은 '그런 것쯤 상관없다'는 듯 쿨한 반응을 보였다.

정혜영은 "분량이 작아서 더 좋았다. 무거운 신들 때문에 역할 자체만으로도 너무 부담이었다. 그래서 가볍게 시작한 걸로는 좋다고 생각했다"며 "어떤 임팩트 있는 역할이 하고 싶었다. 분량은 크게 상관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특별출연한 조진웅을 예로 들었다. 영화 속 출연 분량은 미미하지만 강한 임팩트를 안기며 주인공 못지않은 존재감을 발산했기 때문.

충무로를 주름잡는 대표적 신스틸러 조진웅을 예로 든 것만 봐도 알 수 있듯 정혜영의 연기욕심은 상당한 편이다. 평소 단아하고 착하고 욕심이 없을 뿐 아니라 너무 선해서 어떨 때 보면 '저렇게 착하기만 해서 괜찮을까' 싶은 걱정(?)을 안기는 정혜영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정혜영은 최근 '박수건달'의 흥행에 "영화는 성공한 것 같다"면서도 "난 내 연기에 만족하지 못한다"고 못을 박았다.

그는 "솔직히 내가 연기한 걸 못 보겠다"며 "연기는 끝이 없는 것 같다. 만족하고 죽을 수 있으면 좋겠다. 일생일대에 그런 작품이 하나라도 있었으면 싶다. 지금은 아직도 배우는 입장이다"고 겸손한 반응을 보였다.

아직 결과물에 100% 만족하진 않아도 영화 촬영장은 그에게 즐거운 장소 중 한 곳이다. 가정과 육아에서 벗어나 배우 정혜영으로서 온전히 있을 수 있는 장소이기 때문이다.

정혜영은 "육아만 하다 아이들에게 벗어나서 마트만 가도 공기가 상쾌하다"고 아이 넷을 둔 어머니로서 농담 반 진담 반을 섞어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촬영장 오는 게 좋았다. 가만히 있지 못하고 늘 뭔가 해야 하는 성격이라 집에서 쉴 새 없이 바쁘다. 영화 촬영장에 오니까 그마나 여유로운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집에선 시나리오만 읽을 수 있는 시간이 전혀 없다. 시나리오를 보고, 촬영을 기다리면서 또 보고. 정말 황금과도 같은 시간이었다. 나와 있는 시간을 100% 활용했다"며 "나와 있는 게 육아보다 쉬웠다. 아이들 키우는 어머니라면 무슨 의미인지 다 알 것"이라 덧붙였다.

[배우 정혜영.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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