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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이래저래 걱정이다.
최정은 SK 와이번스 타선과 수비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공격과 수비 모두 팀의 중심을 잡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가 며칠간 빠지기라도 한다면 그의 자리는 팀의 강점에서 최대 약점으로 변한다.
하지만 자유계약선수(FA) 제도로 인해 SK가 최정을 영원히 잡고 있을 수는 없다. 최정이 만족할만한 조건을 제시할 경우에는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영원히 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다른팀 유니폼 입은 모습을 볼 수 밖에 없다.
SK의 고민은 최정이 FA가 되는 시기가 유동적이라는 점이다. 최정은 2013시즌 종료 후에, 아니면 2014시즌 종료 후에 FA 권한을 얻는다.
▲ 한국 대표팀, WBC 4강 오를 경우 최정 한 시즌 앞당겨 FA
최정은 오는 3월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명단에 포함돼 있다. 2006년 1회 대회와 달리 군 면제 혜택이 사라졌기에 선수들의 동기 부여 정도가 줄어드는 것은 사실이다. 몇몇 선수들의 경우 메이저리그 진출을 앞두고 자신의 실력을 보여줘야 되지만 대부분의 선수들은 국가와 자신의 명예를 위해 뛴다.
최정은 다르다. 최정에게 이번 WBC는 결과에 따라 선수 생활 운명이 확 달라질 수도 있는 갈림길이다. 최정은 WBC 한국 대표팀이 4강에 오를 경우 올시즌 종료 후 FA가 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예정대로 2014시즌 종료 후 FA가 된다.
WBC 혜택 때문. 한국야구위원회(KBO)는 4강에 오를 경우 선수들의 FA 등록일수를 선수 소집일부터 귀국일까지 FA 등록일수로 산정해 보상한다. 공교롭게도 최정의 FA 충족기간이 '소집일부터 귀국일' 사이에 있다.
▲ SK, 'FA' 최정만 생각하면 한숨만…
구단으로서는 한 시즌이라도 더 해당 선수가 뛰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더군다나 그 대상이 최정이라면 두 말 할 필요 없다.
팀내 상황도 SK에게 여의치 않다. SK에는 올시즌 종료 후 두 명의 FA 선수가 등장한다. 정근우와 송은범이 그들이다. 정근우와 송은범을 잡으려면 상당 금액 출혈이 불가피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정까지 FA로 풀린다면 SK로서는 그야말로 '멘붕'에 빠진다. 세 명 모두를 잡기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무작정 WBC 대표팀이 4강에 떨어지길 바랄 수도 없다. 다음해 역시 만만치 않기 때문. 2014시즌 종료 후에는 강력한 경쟁자가 등장한다. 10구단으로 확정된 KT가 주인공이다.
KT는 이미 FA 영입에 80억원을 책정해 놨다며 적극적인 전력 보강을 시사했다. 2013시즌 종료 후에 비해 거물급 FA 선수가 적은 2014시즌 종료 후 스토브리그이기에 최정의 몸값은 더욱 올라갈 수 밖에 없다. 공격과 수비 모두에서 팀에 큰 보탬이 되는 최정을 KT가 그냥 지나칠 가능성은 극히 적다. 여기에 최정의 출신고는 KT가 둥지를 트는 수원 유신고다. KT 뿐만 아니라 다른 구단들도 호시탐탐 최정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최정에 대해 메이저리그 구단까지 그의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리고 있다. 만에 하나 미국으로 가게 될 경우 SK는 아무런 보상을 받을 수 없다.
1년 혹은 2년 앞으로 다가온 'FA' 최정만 생각하면 머리가 아픈 SK다. 최정 딜레마다.
[WBC 대표팀 결과에 따라 FA 연도가 결정되는 SK 최정. 사진=마이데일리DB]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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