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홈팬들의 함성 속에서 경기를 하는 선수들은 행복한 겁니다.”
서울 SK 문경은 감독이 23일 서울 삼성과의 홈 경기서 KBL 역대 통산 홈 최다 13연승 기록을 쓴 뒤 털어놓은 말이다. 문 감독은 홈 팬들의 성원이 있지 않았다면, 홈 13연승 기록은 불가능했다고 단언했다. 또 선수시절 홈 팬들 앞에서 자신이 소개될 때의 떨림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지금 제자들도 홈 팬들의 사랑 속에서 행복한 나날을 보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 모 선수의 고백, 잠실학생체육관이 무섭다
일전에 모 선수가 기자에게 “잠실학생체육관이 무섭다”고 털어놨다. 웃고 있었으나 뼈가 있는 말이었다. SK의 홈 구장 잠실학생체육관. 올 시즌 SK는 이곳에서 13연승을 포함해 무려 15승 2패다. 더 무서운 건 관중수다. 17경기서 총 10만 7098명이 입장했다. 평균 6300명. 10개 구단 중 단연 1위다. SK는 지난 19일 전자랜드와의 홈 경기서 역대 최단 경기 동률인 16경기만에 홈 경기 10만 관중을 돌파했다.
독보적이다. SK는 2007-2008시즌부터 5시즌 연속 홈 관중 1위를 했다. 올 시즌에도 선두 질주. 잠실학생체육관은 스포테인먼트 시리즈의 도입 속 매 시즌 진화하고 있다. 팬 입장에서 생각한 각종 부대시설, 단골 팬들에 대한 확실한 대우, 환경을 생각하는 발상까지 어울려 잠실학생체육관은 국내 최고의 농구장으로 거듭났다. 1977년에 개관해 36년이 흐른 노후한 경기장임에도 연구에 연구, 업데이트에 업데이트를 거듭한 결과였다.
현재 잠실학생체육관은 코트 사이드와 관중석의 거리가 매우 가깝다. 체육관 사이즈 자체도 잠실체육관에 비해 작다. 집약돼 있고, 오밀조밀한 느낌이다. 이곳에 매 경기 관중이 꽉꽉 들어찬다. 베테랑 장내아나운서 김종민 씨의 지휘 속에 팬들은 SK의 경기 장면에 사자후를 토해낸다. 원정팀 선수가 “무섭다”고 표현한 건 이 때문이다. 잠실학생체육관은 올 시즌 원정팀의 무덤이 됐다.
▲ SK의 든든한 집, 팬과 성적 두 마리 토끼를 잡다
SK는 홈에서의 압도적인 성적으로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SK 홈팬들은 지난 5시즌에도 SK에 변함없는 사랑을 보냈다. 그러나 그때는 성적으로 보답을 하지 못했다. 근본적으로 경기력 자체의 업그레이드가 홈 성적 강세로 이어진 것이다. SK는 원정에서도 13승 5패로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김선형은 “경기가 잘 안 풀릴 때도 어떤 플레이 하나에 함성을 질려주셔서 힘이 된다”고 했다. 홈팬들의 열성적인 응원이 SK의 경기력 상승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뜻이다. 과학적으로 증명된 건 없어도 올 시즌 SK가 홈에서 13연승 신기록을 쓰며 15승 2패라는 어마어마한 성적을 올리고 있는 건 팬들의 성원도 한 몫을 하고 있다.
SK는 요즘 싱글벙글이다. 과거엔 성적을 내지 못하면서 거창하게 스포테인먼트만 한다는 말을 들었다. 올 시즌엔 그렇지 않다. 홈팬들에 대한 대우도 으뜸이고, 성적도 으뜸이다. 홈 성적을 통해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상황. 명문구단으로 나아갈 초석을 다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고로 강팀으로 인정받으려면 홈 성적이 좋아야 한다. SK는 올 시즌 드디어 이런 요건을 갖추기 시작했다. 원정의 무덤이 된 잠실학생체육관. 원정 팀 선수들이 곤혹스러워하는 순간, SK는 즐겁다.
[SK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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