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세호 기자] KGC 용병 후안 파틸로를 향한 이상범 감독의 시선이 여전히 차갑다. 서글서글한 인상을 하고 있는 이상범 감독이지만 팀을 이끄는 데에는 반드시 필요한 '원칙'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안양 KGC를 이끄는 이상범 감독은 최근 용병 문제로 고민에 빠져있다. "용병 교체까지 생각 중"이라고 말할 정도다. 개인 기량은 뛰어나지만 득점 욕심이 많고 팀플레이를 소홀히하는 파틸로를 두고 하는 말이다.
파틸로는 뛰어난 신체 능력과 개인기를 바탕으로 NBA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화려한 플레이를 선보이며 관중들을 사로잡는 매력을 갖고 있다. 시즌 초반 득점 1위를 달렸던 파틸로는 팬투표로 올스타전 매직팀 베스트 5로 선정되기도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상대적으로 무리한 공격 시도와 팀플레이를 소홀히하는 문제점이 드러났다.
실제로 파틸로가 30분 이상을 소화하며 긴 시간을 책임진 15경기에서 팀은 6승9패로 성적이 좋지 않았다. 이 중 파틸로가 20득점 이상을 올리며 활약한 9경기에서도 팀이 승리한 경우는 단 3번뿐이다. 파틸로가 올시즌 가장 많은 41득점을 올린 1라운드 오리온스전에서도 KGC는 승리와 연을 맺지 못했다. 파틸로의 활약이 팀 승리로 연결되지 못했다.
결국 파틸로보다 키브웨 트림의 출전시간이 점차 길어졌고, 키브웨는 뛰어난 리바운드 능력과 안정적인 플레이를 인정받기 시작했다. 출전 시간이 늘어나면서 초반 불안했던 득점력도 동료들과 손발이 맞아 떨어지며 눈에 띄게 좋아졌다.
파틸로가 이날 승리에 큰 힘이 된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달라진 모습을 보여준 것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4쿼터에서 한때 70-51까지 점수가 벌어지며 승리를 거의 굳힌 상황에서 파틸로는 김태술의 패스를 받아 원핸드 앨리웁을 꽂아 넣는 '쇼타임'으로 관중들의 환호를 받았다. 하지만 이에 들뜬 파틸로는 곧바로 무리한 드리블로 잇달아 턴오버를 내줬고, 이후 KGC의 추가 득점은 없었다.
이상범 감독이 강조한 원칙은 '개인보다는 팀이 우선'이다. 그는 "한 게임 잘했다고 달라지지 않는다. 화려함이 중요한 게 아니라 팀이 다 같이 살아야 한다"며 "내 자신, 팀과의 약속을 지켜야 '불신'이 생기지 않는다. 원칙을 깨고 예외를 허용하면 오세근, 김태술, 이정현, 양희종 등 개성이 강한 선수들을 모두 데리고 있을 수 없다. 내가 욕을 먹고 희생하더라도 선수들을 하나로 묶기 위해서는 내 스스로가 원칙을 무너뜨리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선수들 사이에서도 조금씩 균열이 보이기 시작했다. KGC의 '야전사령관' 김태술은 "파틸로는 수비 두 명을 끌 수 있는 능력이 있다. 1대1로 득점을 노리기보다는 팀플레이를 했으면 하는데 그런 농구를 해보지 않은 것 같아 아쉬운 부분이 있다"며 "우리 팀이 갖고 있는 플레이를 정확히 해내는 선수가 좋다"고 견해를 밝혔다. 또 최근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최현민은 "패턴 플레이는 키브웨가 잘 맞는 것 같고, 공격이 안 풀릴 때에는 파틸로의 개인 능력이 도움이 된다"면서도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지금은 키브웨의 기량이 많이 올라와 우리 팀과 잘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파틸로만큼 개인 기량이 뛰어난 선수가 드물다는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파틸로가 팀플레이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찬스나 필요한 순간에 자신의 플레이를 보여주는 것이 최선이지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파틸로의 잘못만은 아니다. 용병을 뽑았으면 잘 만들어 쓰는 것도 감독의 몫"이라며 자세를 낮춘 이상범 감독이 어떤 리더십을 발휘할지 주목된다.
[KGC 이상범 감독(위)-후안 파틸로.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김세호 기자 fam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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