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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춘천 김진성 기자] “2주만 더 있었다면…”
신한은행은 지난 8일 KDB생명과 3대3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캐서린 크라예펠트, 이연화, 강영숙을 내주는 대신 애슐리 로빈슨, 조은주, 곽주영을 데려왔다. 신한은행이 이 트레이드를 성사시킨 이유는 분명했다. 우리은행 티나 톰슨을 막기 위해서다. 신한은행은 올 시즌 선두 우리은행을 상대할 때 번번이 티나에게 다득점을 허용했다. 활동반경이 외곽에 있었던 캐서린으론 티나를 제어하는 게 힘들었다.
신한은행은 로빈슨을 받아들였다. 로빈슨은 높이와 기동력을 고루 갖춘 센터다. 하은주와 활동반경도 겹치지 않고 스타일도 다르다. 또한, 조은주는 이연화가 갖추지 못한 포스트업 능력이 있다. 이것만으로 신한은행의 공격 옵션은 엄청나게 늘어난 셈이다. 또한, 궂은 일에 능한 곽주영은 올 시즌 내내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 강영숙보다 투지 넘치는 플레이를 해줄 것이라 계산했다. 기동력이 좋아 수비 범위가 넓은 것도 장점.
하지만, 구슬이 서 말이어도 꿰어야 보배다. 신한은행은 트레이드 성사 이후 기존 선수들과 새로 영입한 선수들이 옳게 훈련을 하지 못했다. 여자프로농구는 24일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의 맞대결로 17일만에 재개됐는데, 그 사이 경산에서 챌린지컵이 열려 6개 구단 모두 경산에서 크고 작은 이벤트에 참가했었다.
하필 휴식기 이후 첫 상대가 선두 우리은행이었다. 신한은행으로선 몹시 부담스러웠다. 임달식 감독은 “컵대회 때 이런 저런 행사를 하느라 안산과 경산을 몇 차례 오갔다. 실제로 4~5번 훈련을 했을 뿐이었다”라고 했다. 이어 “로빈슨은 비자를 받기 위해 2박 3일 일정으로 일본에 다시 다녀왔다”라고 아쉬워했다. 임 감독은 “2주만 더 있었다면”이라고 엷은 미소를 보였다.
확실히 이날 신한은행은 조직력이 뻑뻑했다. 임 감독은 새롭게 영입한 세 선수를 동시에 선수들간의 사인이 제대로 맞지 않는 듯했다. 티나를 로빈슨과 곽주영이 바꿔 맡았지만, 티나의 개인기를 막아내지 못했다. 공격에선 확실히 옵션이 다양해졌다. 조은주와 로빈슨이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세했다. 무엇보다 선수 구성이 바뀌면서 다시 해보자는 적극성이 있었다.
전체적으로 2% 부족했다. 임달식 감독은 2쿼터 하은주를 넣으며 로빈슨과 더블 포스트를 가동했다. 실제로 골밑 미스매치를 유발하며 3쿼터 중반 1점차 까지 추격했었다. 그러나 흐름을 가져오는 데 실패했다. 티나와 배혜윤을 막지 못해 결국 우리은행에 또 다시 패배했다. 이로써 우리은행의 정규시즌 우승 매직넘버는 5가 됐다. 신한은행은 임 감독의 말마따나 시간이 아쉬웠다.
사실 신한은행은 이 트레이드를 정규시즌보단 철저히 포스트시즌을 염두에 두고 성사시킨 것이었다. 최악의 경우 정규시즌 우승을 우리은행에 넘겨주더라도 포스트시즌까진 시간이 남아있기 때문에 충분히 손발을 맞출 수 있다는 계산을 하고 있다. 임 감독은 여전히 최후의 승부에선 웃을 자신이 있다. 어쨌든, 우리은행은 신한은행의 변화 속에서도 꿈쩍하지 않고 강한 모습을 보였다. 신한은행이 어떻게 조직력을 가다듬을 것인지가 궁금하다.
[임달식 감독. 사진 = W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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