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춘천 김진성 기자] “신장과 기동력이 좋아졌지만, 하던대로 합니다.”
24일 춘천호반체육관. 17일만에 재개된 여자프로농구 첫 경기. 선두 우리은행과 2위 신한은행이 운명의 6라운드 맞대결을 가졌다. 위 감독은 “개막전을 또 하는 것 같다”라고 은근히 떨리는 심정을 드러냈다. 꼭 그래서 떨렸을까. 이날 상대는 이제까지와는 다른 신한은행이었다.
신한은행은 지난 8일 KDB생명과 3-3 트레이드를 했다. 애슐리 로빈슨, 곽주영, 조은주를 영입한 신한은행은 확실히 높이와 스피드가 고루 좋아졌다. 위 감독도 “신장과 기동력이 좋아졌다”라고 경계심을 드러냈으나 “우리 하던대로 한다. 정말 다른 걸 준비하지 않았다. 선수들에게 이제까지 해오던 게 아니라 다른 무언가를 지시하면 원래 잘하던 것도 못한다”라고 잘라 말했다.
우리은행은 티나 톰슨과 임영희를 제외하면 대부분 어린 선수들이다. 올 시즌 들어 기량이 만개했으나 아직 세부적인 테크닉이나 전술소화능력에선 벤치의 역량이 필요한 선수들이다. 위 감독은 신한은행의 선수 구성이 달라졌다고 해서 갑작스럽게 무언가를 추가적으로 주문할 경우 헷갈릴 것이란 계산을 내린 것이다.
또 하나. 위 감독은 “우리도 달라진 신한은행을 처음으로 보지만, 신한은행도 첫 게임이다. 서로 부담스러운 경기다”라고 했다. 위 감독의 계산대로 신한은행은 확실히 조직적인 부분에서 2% 부족했다. 2쿼터 들어 하은주와 로빈슨, 골밑 공격에 능한 조은주마저 동시에 투입되자 미스매치가 발생했다. 3쿼터 중반 1점차까지 추격을 허용하며 위기를 맞이했다. 그러나 우리은행은 재빠른 도움수비로 커버했고, 공격에선 고비마다 티나와 배혜윤이 해결하며 신한은행의 벽을 넘었다.
위 감독은 “로빈슨과 하은주를 동시에 막는 건 부담이 있다. 인사이드에서 밀리면 기동력으로 승부를 봐야 한다”라며 “티나도 WNBA에서 세계 최고 선수들과 상대해봤기 때문에 신한은행의 바뀐 멤버들에 대해 전혀 신경을 쓰지 않더라”는 말을 전했다. 동요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이어 위 감독은 “오늘 경기가 중요한 경기지만, 신한은행이 전력의 100%가 나오는 건 아닐 것이다”라고 다시 한번 경계심을 드러냈다.
결국 우리은행은 신한은행의 추격을 뿌리치고 정규시즌 우승 매직넘버를 5로 줄였다. 9경기 남은 상황에서 정규시즌 우승 8부능선을 넘은 셈이다. 하지만, 포스트시즌서는 어떻게 될지 알 수는 없는 노릇이다. 신한은행은 향후 로빈슨-하은주-조은주의 포스트플레이에서 파생되는 전술을 집중적으로 다듬을 가능성이 높다. 위 감독 말대로 신한은행 전력이 올라갈 가능성은 충분하다. 따라서 우리은행이 아직 긴장을 풀기엔 이르다.
[위성우 감독. 사진 = W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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