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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지난 해 극장가를 휩쓴 세기의 카사노바 류승룡이 6세 지능의 순수남이 됐다. 치명적인 매력으로 여심을 사로잡은 장성기는 6세 지능의 용구가 돼 순수한 매력과 부성으로 관객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물들인다.
류승룡은 영화 '7번방의 선물'에서 딸 바보 용구 역을 맡았다. 비록 지능은 6세에서 멈췄지만 딸을 사랑하는 마음과 세상의 때가 묻지 않은 순수함은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각종 범죄로 7번방에 수감된 동료 수감자들까지 감화시킬 정도다.
촬영장에서 그는 인간 류승룡이 아닌 '7번방의 선물' 속 용구의 모습을 유지했다. 카메라가 돌아가지 않을 때도 마찬가지다. 자신을 속이고 싶지 않았기 때문.
류승룡은 "정상적으로 이야기를 하다 슛이 들어가면 연기를 시작하는 게 굉장히 이중적인 생각이 들었다. 감독님이나 동료들에게 얘기를 할 때도 용구처럼 하다 슛이 들어갈 때 자연스럽게 해야 나도 어색하지 않고 연기처럼 느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때문에 류승룡은 촬영장에서 등받이가 없는 조그마한 낚시 의자에 앉아 용구로서 자신을 다듬곤 했다. 이런 모습은 촬영 현장에서는 그 누구도 아닌 용구 그 자체로만 존재하는 류승룡의 성격을 잘 보여주는 예다.
그는 "촬영할 때는 감정이 분리가 된다. 그렇지 않으면 배우가 못 되는 것 같다. 감정의 분리수거다. 그래서 촬영현장에서는 오로지 용구로만 있는다"며 "그 때 그 때 감정의 분리수거를 하는 게 배우를 하며 깨달은 점이다"고 밝혔다.
이어 "감정의 분리수거가 집에서도 유용하다. 밖에서 아무리 힘든 일이 있어도 집에 들어갈 때는 밖에 놓아 놓지 가지고 들어가지 않는다. 하루 종일 아이들과 힘들었던 아내에게 내색하고 싶지 않다"고 애처가 면모를 드러냈다.
이번 영화는 류승룡의 첫 원톱 영화기도 하다. 그동안 활발한 활동을 펼치며 원톱 주연보다 더 강렬한 존재감을 발산해왔던 그 이기에 첫 단독 주연이라는 소리에 화들짝 놀라는 사람들도 많다.
류승룡은 "자꾸 원톱에 의미를 부여하려고 하더라. 나도 '어 그런가? 그런가보다' 한다"며 "나 혼자 이끌어가는 게 아니라 탄탄한 배우들이 있었다. 오히려 내가 그 분들의 도움을 많이 받은 작품이다. 딸과 아빠의 이야기니 원톱이 아니라 갈소원(예승)과 투톱이라고 하는 게 맞는 말 같다"며 겸손함을 내비쳤다.
류승룡이 세상에 때 묻지 않은 순수남으로 분해 가슴 절절한 부성애를 보여주는 '7번방의 선물'은 용구와 평생 죄만 짓고 살아온 7번방 패밀리들이 용구 딸 예승을 외부인 절대 출입금지인 교도소에 반입하기 위해 벌이는 미션을 그린 휴먼 코미디 영화로, 개봉 후 일일 박스오피스 1위를 이어가며 흥행몰이 중이다.
[배우 류승룡.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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