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천상 '선수' 박재홍이었다.
박재홍이 오랜 야구 선수 생활을 마무리했다. 박재홍은 25일 서울 가든호텔에서 은퇴기자회견을 갖고 은퇴 소감과 함께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밝혔다.
광주일고-연세대를 졸업하고 1996년 현대에 입단한 박재홍은 호타준족의 상징이었다. 데뷔 첫 해 프로야구 사상 처음으로 30(홈런)-30(도루)을 달성하는 등 세 차례나 30-30을 기록했다. 프로 통산 1797경기 타율 .284 300홈런 1081타점 1012득점 267도루. 특히 홈런과 도루 모두 200개를 넘긴 선수는 프로야구 역사상 박재홍이 유일하다.
이날 박재홍의 눈시울은 기자회견장에 등장할 때부터 붉어져 있었다. 이후 소감문을 읽을 때나 기자들의 질문에 답할 때 여러차례 울컥하는 모습을 보였다. 여기에는 공통점이 있었다. 선수 생활이나 기록에 대한 부분이 나왔을 때다.
"저 박재홍은 이제 배트를 내려놓고 새로운 도전을 하려고 합니다"로 시작한 소감문에서 박재홍은 "(300-300에서)하지 못한 도루 33개는 앞으로 할 수 없을 것이지만"이라고 말한 뒤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박재홍은 프로 통산 300홈런 267도루를 기록, 자신의 최종 목표였던 300-300를 이루지 못하고 떠나게 됐다.
박재홍은 당시 울컥한 이유에 대해 "SK에서 코치 연수도 제안하고 많이 챙겨주셨는데 뿌리친 것은 야구 인생에서 마지막으로 할 수 있는 300-300에 도전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 부분에 대해 생각이 많았고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보자는 생각이 있어서 울컥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후 박재홍은 "동기들이 대부분 떠났다. 감회가 남다를 것 같다"는 물음에서도 "친구들도 다 떠나고 (조)성민이는 정말 멀리 떠났는데 여러가지 생각이 많이 든다"고 말한 뒤 "그래도 마지막에 남아 있는 (송)지만이가 있어서 더 기대 된다"고 말하며 눈물을 훔쳤다. 마지막 남은 동기에 대한 응원과 자신은 더 하지 못한다는 아쉬움이 담긴 눈물이었다.
이제는 그라운드를 벗어나 MBC스포츠+ 해설자로 활동하게 됐지만 박재홍의 가슴 속에는 여전히 '선수'라는 두 글자가 새겨져 있었다.
[은퇴 기자회견을 하며 눈물을 훔치고 있는 박재홍. 사진=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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