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올해는 지난해 아쉬움을 털어낼 수 있을까.
지난해 이대호는 일본 프로야구 첫 시즌을 완벽하게 치렀다. 144경기 전경기에 4번 타자로 선발 출장해 타율 .286 24홈런 91타점을 기록했다. 퍼시픽리그 타점 1위, 홈런 공동 2위, 타율 10위 등 타격 전부문에 걸쳐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아쉬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우선 다른 선수들이 이대호를 뒷받침하지 못하며 팀 성적이 최하위에 머물렀다. 개인적으로는 타점왕에 오르기는 했지만 가능하기도 했던 100타점에 도달하지 못한 채 시즌을 마쳤다.
이대호는 9월 시작 전까지만 해도 100타점 페이스를 보이며 일본 프로야구 유일 100타점 선수로 등극할 뻔 했다. 하지만 약간의 주춤함을 보이며 91타점으로 마쳤다. 반면 아베 신노스케(요미우리 자이언츠)는 다른 타자들의 지원을 등에 엎고 유일하게 100타점(104타점) 고지를 넘어섰다.
하지만 이를 이대호 탓으로 돌리기는 힘들다. 타점은 본인의 힘만으로는 힘들다. 앞선 타자들이 출루를 한 뒤 득점권에 나가야 하며 후속타자가 약하지 않아야 정면 승부가 늘어나 타점 기회가 많아진다. 애초에 아베와의 타점 경쟁은 불공정한 게임이었다.
실제로 이대호는 득점권 타석에서 강한 모습을 보였다. 시즌 타율(.286)보다 높은 .320을 기록했다. 양대 리그 타점 1~5위 중 득점권 타율이 3할을 넘는 선수는 이대호와 아베, 발렌티엔(야쿠르트·.324)까지 3명 뿐이다.
지난해 이대호는 183차례의 득점권 타석을 맞았다. 절대적인 숫자만 본다면 아베의 182타석보다 1차례 많았다. 하지만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아쉬움이 남는다. 이대호는 전경기에 나서 601타석을 소화했다. 반면 아베는 6경기에 결장하며 556타석에 그쳤다.
타석 대비 득점권 타석 비율은 이대호가 29.6%로 아베의 32.6%보다 낮았다. 건강하게 전경기에 출장한 것도 이대호의 능력이었지만 빈약한 타선으로 인해 득점권 기회를 얻기는 힘들었다.
올해는 상황이 좋아질 가능성이 높다. 오릭스가 트레이드를 통해 수준급 1번 타자를 영입했기 때문. 지난해까지 니혼햄에서 뛰었던 이토이 요시오는 지난해 붙박이 1번 타자로 활약했다. 무엇보다 출루율이 .404로 퍼시픽리그 1위에 올랐다. 또한 4년 연속 3할을 기록할만큼 3할 보증수표다. 이대호의 득점권 찬스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여기에 지난해 부침을 거듭했던 T-오카다도 부활을 다짐하고 있다. T-오카다가 5번 타자로서 예년처럼 활약한다면 이대호와 상대 투수의 정면 승부 비율도 자연스레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대호는 지난해 악조건이 겹친 상황에서도 2위 나카무라 다케야(세이부 라이온즈·79타점)를 여유있게 제치고 퍼시픽리그 타점왕에 올랐다.
때문에 올해도 이대호가 본인의 페이스만 유지한다면 타점왕 2연패 확률도 높은 편이다. 여기에 지난해보다 좋아진 여건 속에 100타점도 노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대호가 이토이라는 날개를 달고 타점왕 2연패와 함께 지난해 못 이룬 100타점 고지에 오를 수 있을지 관심이 간다.
[오릭스 이대호. 사진=마이데일리DB]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