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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MBC '일밤-아빠 어디가'에서 변해가는 배우 성동일 부자의 관계가 시청자의 콧날을 시큰하게 만들었다.
27일 오후 방송된 '아빠 어디가' 4회에서는 두 번째 여행지인 시골마을에서 아들 준이 잠자리에 나란히 누워 대화를 나누는 성동일의 모습이 전파를 탔다. 이날 방송에서 성동일은 "저번에는 '사랑해'라고 하더니 이번에는 아무것도 없어?"라고 물었고, 준은 "당연히…사랑해"라며 애교로 답했다. 이런 준에게 성동일은 "당연해도 그런 이야기를 아빠한테 해줘야지"라며 볼에 입을 맞췄다.
또 준이 옷을 갈아입다 유치원에서 배운 영어를 선보였고, 이런 아들을 뿌듯한 눈으로 바라보는 성동일의 모습도 그려졌다. 성동일은 "난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아빠는 유치원이란 곳을 다닌 적이 없어. 아빠보다 네가 잘해서 기분이 좋다. 아들아"라고 준에게 말을 건네 은근한 감동을 자아냈다.
이렇듯 눈에 띄게 몸과 마음의 거리가 가까워진 성동일 부자의 모습이 놀라움을 자아낸다. 앞서 첫 여행을 떠나던 날 준은 갑자기 집을 찾은 제작진의 카메라에 그만 울음을 터트렸고, 이런 준에게 성동일은 언제나 그래왔듯 호통부터 쳤다. 이어진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성동일은 "이건 참 미안한 이야기인데…아이가 나 때문에 경기하듯 운적도 있다"라고 씁쓸한 표정으로 털어놨다.
당연한 얘기지만 자녀에게 일부러 못되게 구는 부모는 없다. 성동일 역시 다르지 않았다. 바쁜 삶이 치이다보니 아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없었고, 마음속에는 사랑이 가득하지만 그것을 표현할 줄 몰랐을 뿐이었다. 우리나라 아버지에게는 너무도 익숙한 이 상황이 성동일 부자의 관계도 어렵게 만들어 왔던 것이다.
성동일은 "열 살까지 아버지 얼굴을 본 적이 없다. 부모님이 헤어져서 어린 시절을 혼자 자랐다. 그러다 보니 아버지에 대한 추억이 없다. 내가 방법은 잘 모르겠지만 어떻게 해서든 내 아이에게 만큼은 사랑을 주고 싶다"라고 속마음을 말했다. 이제 아들을 위해 사랑을 표현하는 방법을 배워가고 싶다는 아빠의 다짐이었다. 그리고 성동일이 선택한 방법은 아들과의 여행이었다.
'아빠 어디가' 첫 회가 방송되기 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방송인 김성주는 "쉽게 볼 수 없는 독특한 캐릭터의 아빠인 이종혁이 '아빠 어디가' 초반의 주인공이 될 것"이라 예상했었다.
하지만 예상은 틀렸다. '아빠 어디가'에서 아이들의 주인공이 우리 아이, 우리 조카, 우리 동생을 보는 듯 귀여운 몸짓을 뽐내는 가수 윤민수의 아들 후라면, 어른들의 주인공은 어디에나 있을 것 같은 전형적인 한국아빠 성동일이다.
애정을 가지고 있지만, 표현이 익숙하지 않은 시대에 살아왔기에 마음을 온전히 전하지 못하는 아빠의 모습. 하지만 뒤에서는 자녀를 위해 무엇 하나라도 더 챙기려 애쓰는 그런 모습. 성동일이 그리고 있는 가장 익숙한 이 시대 아버지들의 모습은, 드라마가 아닌 자신의 아들과 함께하는 현실이기에 감동을 더한다.
'아빠 어디가'를 통해 성동일은 자녀에게 다가가고 싶은 우리 아빠들에게 나름의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MBC '일밤-아빠 어디가'의 배우 성동일·성준 부자. 사진 = MBC 방송화면 캡처]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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