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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배선영 기자] 영화 '베를린'(감독 류승완 제작 외유내강 배급 CJ엔터테인먼트)은 무엇보다 액션이 힘있는 영화다. 액션 연출의 대가로 불리는 류승완 감독이 그의 장기를 발휘한 작품이기도 하다. 현재까지의 한국영화 중 액션연출은 최고라고 불리울 정도로 현란하다.
그러나 '베를린'은 류승완 감독에게는 액션 외에 또 다른 의미가 있는 작품. 바로 그가 첫 성인멜로를 그렸다는 점이 새롭게 다가온다.
류승완 감독은 "어른들의 멜로 드라마를 해보는 것은 처음"이라면서 "어떻게 될지 모르겠더라"라며 그가 겪은 고충을 털어놓았다.
영화 속 멜로 드라마의 주인공은 부부로 등장하는 하정우와 전지현이다. 영화는 너무 넘치지도 또 너무 부족하지도 않은 적절한 선까지 이들의 멜로를 등장시킨다. 조금은 아쉬운 듯, 그래서 과잉되지 않는 류승완식 멜로의 탄생이다.
그러나 이런 멜로가 탄생하기까지 우여곡절은 있었다. 류승완 감독은 경험하지 못했기에 다소 무대뽀 방식으로 밀고나갈 수밖에 없었던 그의 연출방식에 대해 털어놓았다. 이는 여배우 전지현에게 적용됐다.
전지현이 연기하는 련정희는 북한의 통역원으로, 남편에게조차 털어놓지 못한 비밀을 간직한 인물이다. 다소 음습하며 우울한 기운의 여인을 끌어내기 위해 류승완 감독은 기존의 전지현이 가진 밝고 건강한 이미지를 몰아내야 했다고 한다.
그는 "어른들의 멜로 드라마를 해보는 것이 처음이었다. 특히 련정희의 경우 어른스럽고 삶의 무게가 있어야 하는 인물이었는데 전지현이라는 배우 자체가 가진 이미지는 건강하고 밝고 유쾌한 종류의 것이다. 나는 그가 '4인용 식탁'이나 '설화와 비밀의 부채' 등에서 보여준 이미지가 좋았는데 노하우가 없었다. 무식하게 그 배우와 의사소통을 단절하는 방식으로 끌어냈다"라고 밝혔다.
류승완 감독은 "여배우가 현장에서 외로워서 생기는 그늘을 실제 찍었다. 내 능력으로는 그렇게라도 만들어내야했다"라며 "몇 번 찍으면서 자신감이 붙었고, 제일 자신이 생겼을 때는 (전)지현 씨가 찍힌 분량의 편집본을 본 동료 감독들이 진짜 북한 사람같다고 할 때였다"라고 털어놓았다.
'베를린'은 29일 전야개봉된다.
['베를린' 속 비운의 여인으로 분한 전지현.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선영 기자 sypov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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