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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지영 기자] 수많은 화제와 이슈를 낳았던 KBS 2TV 월화드라마 '학교 2013' (극본 이현주 고정원 연출 이민홍 이응복)이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됐다.
가장 많은 문제를 낳았던 오정호(곽정욱)는 여전히 문제아의 낙인을 갖고 있지만 바뀌고자 하는 의지를 보이기 시작했고, 과거를 갖고 있던 고남순(이종석)과 박흥수(김우빈) 역시 화해를 이루며 훈훈하게 마무리됐다. 자살 생각에 이르렀던 김민기(최창엽)도 어머니와 합의점을 찾았고 트라우마가 있던 강세찬(최다니엘) 마저 인간적인 선생님에 한 발짝 다가갔다.
"학교가 처한 현실을 가감없이 보여주고 싶다"는 '학교 2013'의 기획의도는 성공했다. '학교 2013'이 방송되는 3개월 동안 학생과 학부모, 예비 학부모 모두에게 다시 한 번 학교에 대한 생각의 장을 마련하게 했다.
모두가 행복한 결말을 맺고 드라마가 끝났지만 드라마가 보여준 현실마저 끝난 것은 아니다.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현실은 여전히 문제 투성이다.
오정호같이 많은 학생들은 지금도 학교 폭력을 일삼고 방황하고 있으며 이들을 두려워 하는 아이들 역시 자신을 보호해줄 수 없는 학교에 대해 애정을 느끼지 못한다. 이는 비단 대놓고 드러난 문제아 오정호에게만 한정된 것이 아니다.
극중 길은혜가 "저는 아나운서가 될 거에요. 아나운서가 되면 시집도 잘 가고 잘하면 재벌가 며느리도 될 수 있잖아요"라고 말하는 장면은 현재 우리 사회가 처한 사회의 단면적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공부만 잘하면 된다는 사고 방식 아래 자란 아이들이 판사, 검사가 되고 나라의 요직을 맡게 되는 문제 말이다.
초반 기획의도에 맞게 드라마 '학교 2013'이 학교의 문제들을 들추고 이슈화하는데 성공했다면 이제 사회가 발벗고 나서야 할 때다.
극중 정인재가 말했다. "애들이 무슨 잘못이겠어요? 나도 당신도 그렇게 가르치고 부모도 그래라 그래라 하고 학교도 어쩔 수 없다고 그냥 내버려두는데... 애들이 무슨 잘못이겠어요?"라고.
살랑 바람에도 흔들리는 것이 사춘기 아이들이다. "아직은 아이들의 손을 놓을 때가 아니다"는 정인재의 말처럼 '학교 2013'을 이대로 놓아 버린다면 진짜 학교는 이 늪에서 절대 빠져나오지 못할 것이다.
['학교 2013'. 사진 = KBS 제공]
이지영 기자 jyou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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