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성인연기자와 함께 하는 작품에서 아역배우가 주목받기는 힘들다. 어린 나이 탓에 자신의 감정을 자유자재로 표출할 수 없어 역할에 한계가 있는 게 사실. 여기에 큰 인기를 끄는 스타급 아역배우가 아니고서야 상대적으로 더 잘 알려진 성인연기자의 그늘에 가려지기 일쑤였다.
하지만 1월 극장가는 성인배우의 아성을 위협하는 신성 아역배우들의 활동이 두드러졌다. 아이 특유의 꾸미지 않은 순수함이 관객들의 마음 속 깊은 곳에 큰 울림을 남긴데다가, 귀엽고 때 묻지 않은 모습으로 관객들을 무장해제 시켰기 때문이다.
그 포문을 연 작품이 영화 '마이 리틀 히어로'다. 다문화 가정 아이와 삼류 음악감독이 뮤지컬 오디션 프로그램에 도전해가는 과정을 그린 이 영화에서 빼 놓을 수 없는 인물이 바로 첫 연기에 도전한 아역배우 지대한과 황용연이다. 지대한은 고난 끝에 꿈을 이뤄나가는 과정을 통해 보여준 진정성어린 연기, 황용연은 '리틀 납뜩이'로 불릴 정도로 물오른 감초 연기를 선보여 눈도장을 찍었다.
영화 '박수건달'의 윤송이도 주목받는 아역배우 중 한명이다. 윤송이 역시 '박수건달'이 첫 영화. 그럼에도 베테랑 연기자 박신양을 쥐락펴락하는 것은 물론 걸쭉한 부산사투리와 천연덕스러운 연기력을 자랑하며 '제2의 김새론' 자리를 꿰찼다.
갈소원도 '7번방의 선물'을 통해 한국의 다코타 패닝으로 떠오른 신성이다. 그동안 드라마 '부탁해요 캡틴', 영화 '돈의 맛' 등에서 얼굴을 내비쳤긴 하지만 작품 전체에 깊이 발을 담근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7번방의 선물'에서 섬세한 감정표현, 천진난만한 사랑스러운 매력 등을 자랑하며 단숨에 주목해야 할 아역배우로 떠올랐다.
이들을 걸쭉한 연기자로 키워낸 데는 아역배우 본인이 가진 매력도 한몫 하겠지만 주위의 노력도 일조했다. 작품과 어울릴 뿐 아니라 자신의 매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맞춤식 트레이닝을 통해 작품 속 인물로 완벽히 녹아들게 된 것.
지대한과 갈소원을 대표적 예로 들 수 있다. 지대한은 다듬어지지 않은 천재적인 뮤지컬 배우 원석인 영광 역을 맡아 촬영 약 6개월 전부터 체계적인 노래와 춤 트레이닝을 받았다. 촬영 직전에는 스태프와 합숙을 하며 집중 훈련에 임하며 영광 캐릭터와 혼연일체가 됐다.
갈소원의 경우는 촬영장을 놀이터로 변화시키는 과정이 동반됐다. 연기를 한다는 생각보다 촬영장에서 논다는 생각이 들 수 있도록 제반 환경을 꾸며주는 작업이 진행됐다. 이때 연기를 주입시키는 것이 아니라 상황을 이해시키는 방법이 쓰였다. 또 갈소원이 가장 잘 알아들을 수 있는 언어로 의견을 전할 수 있는 친이모가 촬영장 내 통역을 담당하며 가교역할을 했다.
이런 과정을 거친 아역배우들은 단순한 작품 속 등장인물이 아닌 작품을 이끌어가는 배우로서 제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그들을 위한 제각각의 방법이 빛을 발했고 그 덕분에 관객들은 앞으로 될성부른 떡잎인 아역배우들을 새롭게 발견해 냈다. 또 이들이 지금의 이 모습 그대로 자라줬으면 하는 염원도 갖게 됐다.
영화 '7번방의 선물'의 이환경 감독은 "사람들이 소원이를 보고 '그대로만 커줬으면 좋겠다'고 한다. 앞으로 소원이가 성장하면서 얼굴 모양새도 바뀌고 키고 크고 그럴 것이다. 하지만 머릿속 멘탈은 그대로였으면 한다. 그림책도 많이 보여주고 다른 아이들과 똑같이 놀게끔 많이 만들어줬으면 좋겠다. 소원이의 연기 인생을 놓고 길게 보면 이런 것들이 미래의 소원이에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된다"는 바람을 전했다.
진심을 움직이는 연기력과 사랑스러움으로 무장한 아역들을 보는 관객들의 바람도 이환경 감독과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배우 지대한과 황용현(위), 갈소원과 이환경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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