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류중일 감독이 삼성을 잠시 떠난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대표팀 감독이기도 하다. 대표팀은 11일 소집돼 12일부터 대만 자이현 도류구장에서 합숙훈련을 갖는다. 반면 삼성은 5일을 끝으로 괌 1차 전지훈련을 마치고 일시 귀국한 뒤 6일 곧바로 일본 오키나와로 넘어가는데, 류 감독은 자연스럽게 오키나와 전지훈련에는 빠질 예정이다. 대표팀 소집에 맞춰서 10일 다시 귀국할 예정이다.
대표팀이 WBC 1라운드서 탈락하더라도, 류 감독은 더 이상 삼성 스프링캠프를 지휘할 수 없다. 시범경기가 3월 9일 막을 올리고, WBC 일정은 시범경기와도 겹친다. 만약 대표팀이 최종 4강에 진출할 경우 3월 21일~22일은 돼야 귀국할 수 있다. 3월 30일이 정규시즌 개막이라는 걸 감안하면 불과 개막 열흘을 앞두고 팀에 복귀하는 것이다. 스프링캠프는 물론이고 시범경기 지휘도 사실상 어려울 전망이다. 다시 삼성 유니폼을 입는 순간, 통합 3연패 여정의 시작이다.
바쁜 류 감독과는 별개로, 삼성도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삼성은 오키나와에서 연습경기 위주의 스케줄을 준비했다. 7일부터 9일까지 온나손 아카마 구장에서 훈련하는 삼성은 10일 류 감독과 김한수 타격코치, 대표팀 멤버 6명이 떠난 뒤 11일 주니치, 14일과 16일 LG, 18일 라쿠텐, 19일 요미우리, 22일 한화, 24일 SK, 26일 한화, 28일 넥센, 3월 1일 SK, 4일 KIA 등 총 10경기를 치른다.
4일 훈련, 1일 휴식 순으로 캠프를 진행한다. 강도가 아주 센 건 아니지만, 약한 건 절대로 아니다. 김성래 수석코치가 꼼꼼하게 훈련 매뉴얼을 짜놓았고, 10차례 연습경기를 직접 지휘하며 올 시즌에 활용할 옥석들을 가릴 계획이다. 권오준과 안지만의 몫을 해낼 불펜 투수들을 찾고, 내야 주전 경쟁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류 감독은 이미 스프링캠프가 시작되기 전 파트별 코치에게 새로운 훈련 방법을 고안하라고 지시한 상태다. 자신이 없을 때를 대비해서 코치들이 좀 더 주체적으로 훈련을 진행하라는 메시지였다. 이지영의 성장과 백업 포수 발굴을 위해 조범현 인스트럭터가 있고, 2011년 삼성 투수들을 파악했던 카도쿠라 켄이 인스트럭터로 있어 류 감독은 한결 편하게 떠날 수 있게 됐다.
감독 없는 스프링캠프. 2009년 WBC를 지휘했던 김인식 당시 한화 감독이 스프링캠프를 비운 뒤 그해 한화는 추락했고, 김 감독도 한화에서 물러나는 비운을 맛봤다. 당시 한화의 전력 자체가 약했던 면도 있었고, 김 감독의 부재도 컸다. 때문에 올 시즌 삼성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김 감독은 2006년 WBC를 지휘한 뒤 한화를 한국시리즈까지 진출시키기도 했다. 2006년 대회 당시 투수코치로 참가했던 선동열 KIA 감독도 그해 삼성을 통합 2연패로 이끌기도 했다.
삼성의 전력은 여전히 강하다. 감독이 없다고 갑자기 흔들릴 가능성은 낮다. 만약의 상황을 가정해 인스트럭터도 보강했다. 삼성이 혹시 올 시즌 부진할 경우 그건 감독의 스프링캠프 부재가 아닌 다른 데서 원인을 찾아야 할 것이다. 김성래 수석코치도 이미 만반의 준비를 마친 상황이다. 류 감독은 WBC 대회기간에 간간이 김 수석으로부터 삼성의 훈련 경과 보고를 받는다.
감독과 타격코치, 선수 6명의 차출. 오키나와에 남아있는 선수들에겐 기회다. 코치들의 눈도장을 받아 대표팀 멤버들의 자리를 위협하거나 인상 깊은 활약을 남길 경우 오히려 팀 전체적으로 경쟁효과가 생길 수 있다. 통합 2연패 후 또 다시 리빌딩이 필요한 상황에서 긍정적인 측면이다. 오키나와에 남아 있는 선수단이 자신의 할 일만 잘 하고 똘똘 뭉친다면 전혀 아무런 문제 없이 알찬 스프링캠프를 보낼 전망이다.
[괌 훈련장에서 러닝을 하는 삼성 선수들. 사진 = 삼성 라이온즈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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